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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띵 Mar 12. 2024

전세사기 당하는 방법 Part.1

지금 당장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세요.

 첫 포스팅에서 밝혔지만 나는 전세사기를 당했다. '피해자'임을 스스로 받아들인 순간부터 나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1년 365일, 매일 24시간,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불길한 상황을 첫 대면한 지 딱 1년 지났다. 2023년 2월, 내 나이 서른 살에 늦깎이 대학생 생활을 졸업했다. 이제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앞으로의 미래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설계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난, 역경, 시련 같은 미운 단어들로 둔갑한 이 상황이 "안녕?" 하고 다가왔다. 당시 각종 뉴스에서는 빌라왕, 건축왕이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와는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왜냐고? 우리 건물 집주인은 어마어마한 부자라고 했으니까.


 그런데 이 생각이 얼마나 안일하고 철없는 생각이었는지 당하고 나서 깨달았다. 집주인이 부자니까 괜찮다? 오히려 더 위험한 집이다. '있는 사람이 더 한다'는 말이 있다. 한 번 얻은 부(富)를 '유지'만 하려는 사람은 없다. 계속해서 부를 늘리려고 한다. 그게 인간의 본능이다. 더군다나 이런 임대업을 하는 사람들은 적게는 천 단위, 많게는 몇십 억 단위의 금액이 오고 가니 자신이 수백억 자산가라고 착각하며 자산을 증식하려는 행위는 더욱 대범해진다. 그런데 아줌마, 욕심을 너무 내셨어요.


 그녀가 가진 동작구, 관악구 일대 건물들은 패턴이 비슷하다. 1) 본인이 가진 최소한의 자본과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깨끗해 보이는(다시 말하면 세입자가 잘 들어올 것 같은) 준신축건물을 사들인다. 2) 새로 사들인 건물을 담보로 새로운 대출을 최대로 끌어 받는다. 3) 대출금과 세입자의 보증금을 더해 또 다른 건물들을 사들인다. 4) 1~3 순서를 반복한다. 이게 바로 '무자본 갭투기'고 그렇게 그녀가 가진 건물만 백 오십채가 넘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시기에 어떤 유튜브 영상을 하나 보게 됐다. 영상 속 유튜버는 자신이 전세사기를 당해 1억을 날렸다며 본인의 집이 걱정된다면 등기부등본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보라고 했다. 등기부등본은 ‘인터넷 등기소’라는 어플로 쉽게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등기부등본? 처음 집 계약할 때 부동산에서 뽑아준 거 말고는 그 이후로 본 적이 없었다. 저런 문서를 떼보는 건 부동산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일 같아 보였다. 나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 하며 우리 집 주소를 검색했다.


 그렇게 확인한 우리 집 등기부등본에는 압류가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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