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맛을 아는 이유

꽃잎만큼의 달콤함

by 윤슬기

빛이가 시리얼을 먹으려고 봉지를 연다.


2살인 동생 하늘이는 '부스럭' 소리만 나도 기가 막히게 안다. 아장아장 바쁜 발걸음으로 언니 옆을 기웃대며 소리를 지른다. 빛이가 하늘이에게 묻는다.


"무슨 맛인지 궁금해여? 먹어 보고 싶어여?"


말은 못 해도 다 알아듣는 하늘인 고개를 끄덕이며 금세 얌전해진다. 빛이는 시리얼을 몇 알 세더니 식탁에 하나씩 놓는다.


"하늘이 넌 아직 이런 거 먹으면 안 되니까 언니가 꽃잎만큼만 줄게."


그리고는 식탁 위에 시리얼 다섯 알을 꽃잎 모양으로 동그랗게 만들어 준다. 하늘이에게 이 달달한 꽃잎은 신세계다.


시리얼 맛을 안 하늘이는 늘 엄마아빠보다 허용치가 조금은 더 너그러운 언니만 찾는다.




빛이가 어디선가 캐러멜 하나를 얻어 왔다. 투명한 비닐에 싸인 정육면체의 작은 캐러멜은 어딘가 모르게 색이 진하다.


"아빠, 이거 초콘데 나랑 반 나눠 먹자."


단순하게 생각하면 작은 것도 나눠 먹으려는 아이의 예쁜 마음일 수도 있겠으나, 아빠가 못 먹게 할까 봐 절반이라도 지켜내기 위해 선수 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전자일 것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며 감동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캐러멜을 반씩 나눠 먹는데 빛이가 갑자기 입에 넣었던 작은 덩어리를 도로 뱉으며 말한다.


"어우. 이거 커피맛이라 뱉어야겠어."


나머지 반을 먹어보니 진짜 커피맛 캐러멜이다.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스친다.


"빛이야, 근데 니가 커피맛을 어떻게 알아?"


빛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대답한다.


"아아. 전에 커피과자를 쪼끔 먹어봤거든."




아이들은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고 민감하다. 조금만 먹어봐도 다 안다. 집안 분위기, 엄마아빠의 기분, 상대의 태도, 자기가 사랑받고 있는지까지, 조금만 맛봐도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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