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찐두빵 Mar 05. 2022

집돌이와 밖순이의 차이

"나랑만 있어!" "너랑만?"

주말에만 함께 있긴 하지만 서로의 패턴이 다르다는 것은 외출 횟수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성향의 차이는 같이 살고 나니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나는 주말에 주로 맛집, 전시회, 공연 등 나가서 뭔가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평일에는 지방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평일에는 퇴근을 하고 난 다음 주로 사택에서 독서를 하고 드라마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주말에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에 남자 친구는 완전히 나랑 다른 성향이다. 


남자 친구는 주말에 주로 집에 있는 것을 선호한다. 평일에는 퇴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주말에는 온전히 집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주로 늦잠을 자면서 체력 보충을 하고 운동을 다녀오거나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즐긴다.


사실 같이 살기 전에는 이런 성향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밖에서 데이트를 해서 몰랐던 것도 있지만 데이트를 할 때에는 주로 내가 남자 친구에게 뭔가를 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에 남자 친구의 성향을 제대로 알 겨를이 없었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남자 친구는 거절하지 않고 같이 해줬기에 내가 더욱 몰랐던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주로 남자 친구의 집에서 데이트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밖에서 뭔가를 즐기는걸 소홀히 하진 않았다(물론 방역수칙을 지켜서!).  

그래서 그런지 이제야 남자 친구의 진짜 성향을 알게 된 느낌이랄까.


그런데 남자 친구의 재미있는 점은 내가 밖에 나가서 노는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야 티를 낸다는 것이다. 예전에 따로 살 때에는 그런 티를 잘 내지 않아서 몰랐었다. 내가 친구를 만나러 가거나 모임을 가도 딱히 싫은 티를 내지는 않았는데 요즘엔 내가 누군가를 만나러 가거나 뭔가를 한다고 하면 그것을 자기랑 하길 원한다.

 

마치 이런 대화를 하는 느낌이랄까...?


"나랑만 있어!"

"너랑만?"


그래서 나는 남자 친구에게 먼저 이걸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고 남자 친구가 별로 내켜하지 않으면 다른 친구와 약속을 잡는 습관이 생겼다. 남자 친구는 그래서 그런지 자기가 좋아하는 류의 외출이거나 전시, 공연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같이 가려한다. 


뭔가 재미있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다. 나랑 같이 하려는 노력이 보여서 더 기특하기도 하지만 남자 친구의 취미 생활을 좀 더 존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말에 이틀을 함께 온전히 있는 건데 그중의 반나절을 내가 나가버리면 남자 친구가 혼자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남자 친구만의 시간이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친구가 가까이에 있어서 자주 만나는 편이긴 한데 부산이 고향인 남자 친구는 친구들이 다들 멀리 사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를 자주 만나지 않아서 주말에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거일 지도 모르겠다. 여러 가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점들도 모두 고려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도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고 각자의 생활을 위해주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같이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뭐 꼭 정답을 찾을 필요가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서로에게 맞는 것을 찾으면 그걸로 됐다. 

이전 04화 돈 관리는 누가 하는 게 좋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