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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도 운동하면 달라진다

by 송기연

운동은 뭐가 됐든 사람을 변하게 한다.

운동을 하는 목표사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 외모를 가꾸기 위해서 등등의 이유가 있지만 운동은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을 한다. 운동에 집중하는 시간만큼 복잡한 일상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건강도 챙길 수 있다면 덤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특히, 신체는 노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가속이 붙기 시작한다. 노안이 오고, 팽팽하던 피부도 푸석해지는 것은 물론,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는 순간이 온다. 누구나 그렇다. 예외가 없다. 단순히 조금 빠르고 조금 늦을 뿐이지 누구나 노화의 불행을 비켜갈 수는 없다. 그리고, 삶은 늘 고민과 걱정의 연속이다. 잠시라도 이런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명상 같은 정신수양, 혹은 운동이다. 그래서 운동을 하면 뭔가 달라지고 사람이 변하게 된다.


나이 50이 넘어서 크로스핏을 시작했다.

지금도 주변 친구나 지인들은 4년째 되는 나를 계속 말린다. 그러다 늙어서 고생한다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다. 지금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종류가 뭐가 됐든 지병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나도 더 나이가 들었을 때에는 그들과 비슷해지거나 더 컨디션이 나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들보다는 훨씬 건강한 상태라고 자부한다. 운동은 사람을 변화시켰다. 음침하던 성격이나 내향적인 성정이 많이 밝아졌다. 체력이 뒷받침해 주니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는 것도 효율적이게 되었다. 늦게 자더라도 일찍 일어날 수 있게 되었으며, 어지간해서는 피곤해서 쓰러져 자는 경우도 없다.


무엇보다 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자존감 회복이다.

이제 운동하는 중년 아저씨로서 근지구력이나 체력은 나름 좋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근래에는 오전에 크로스핏을 하고, 저녁에는 5km를 달린다. 크로스핏에서 무게는 여자 Rxd 정도에 맞추지만, 그 외 맨손동작은 나머지 회원들과 동일하게 수행한다. 나 개인적으로 볼 때는 엄청난 변화다. 운동을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걷게 되었으며,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배가 나오지 않으니 옷을 입어도 아주 못 볼 정도는 아니게 되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또래들과 비교했을 때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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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나를 변화시켰다.

중년의 아저씨의 변화는 젊은 세대들과는 또 다른 맛이다. 오늘의 WOD도 땀을 흠뻑 흘리게 나를 만들었다. 매일 땀에 흠뻑 젖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운동을 하는 경험은 소중하다. 내 몸이 어디까지 버텨줄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한 이 하드웨어를 최대한 오랫동안 잘 보존하면서 운동하고 싶다. 자존감을 지키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저질 체력에 노구를 이끌고 남은 생을 무기력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른쪽 무릎에 약간 아픈 감이 있다.

하지만 운동 초기에도 양쪽 팔꿈치에 통증이 찾아왔다. 평소 들지 않던 중량의 바벨을 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현상이었다. 소염진통제 처방을 받아먹으면서도 계속 운동을 했다. 자칫 여기서 멈춘다면 기껏 만들어놓은 몸이 금세 망가질 것 같았다. 나이가 들면 근육을 만들기도 어렵지만, 만들어진 근육도 빨리 그리고 잘 없어진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팔꿈치에 통증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냥 팔꿈치 근처에 근육이 만들어져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운동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은 달라졌다.

몸은 물론, 정신적인 면에서 훨씬 적극적이고 좋아졌다. 어떤 운동이라도 상관없다. 내가 하는 크로스핏은 내 성향 상 아주 잘한 선택이다. 혹시라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면 연말을 맞아, 새해를 핑계 삼아 한 가지 운동을 정해서 해보시라. 뭐든지 중급 이상이 될 때까지만 버티면 그다음부터는 즐기면서 할 수 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 운동은 가장 원시적이지만 또한 가장 현실적으로 사람 자체를 바꿔준다. 여기에 삶이 지루하거나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면 더욱 추천이다. 요즘 러닝이 대세 아닌가. 약간 날씨는 추워졌지만 트랙이나 로드에 보면 사람들은 그냥 달린다. 이제 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또 새해가 밝아오고 우리는 조금씩 익어갈 것이다. 중년 이후 운동을 시작한 나의 삶은 운동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제 운동을 아주 조금은 즐기는 수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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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년 아저씨의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는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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