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연재가 끝난다.
처음에 이 연재를 시작한 동기는 사소한 것에서 출발했다. 50대 중반이 다된 나이에 운동을 하는 것 자체는 글까지 쓸만한 소재는 아니다. 개인적인 판단이었고, 자기가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운동 자체로만 보면 종목에 상관없이 본인에게 맞는 것을 하면 된다. 다만, 쭌코의 오전반에 속하면서 알게 된 많은 사람들에 대한 기록과 인상은 어딘가에 남겨놓고 싶었다.
내가 뭐라고 굳이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 같은 거창한 뜻은 없다.
추성훈 선수가 스스로를 아저씨라고 부르지만, 순수한(?) 아저씨는 아니지 않은가. 하하. 운동선수는 아무리 나이가 들거나 해도 일반인과 비슷할 수도 없다. 진짜 운동 안 해본 아저씨가 스스로 선택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는 무슨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그 정도 수준도 안 되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정말 생활체육 그 정도다. 그래서, 누구나 할 수 있다.
크로스핏은 자기 수준에 맞춰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단체가 함께 수행하기에 어색한 조금의 기간만 지나면 동기부여 및 운동 지속을 위해서도 좋다. 어디를 가더라도 막 무섭게 하거나 억지로 무거운 것을 들게 하는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크로스핏은 나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할만하니 참고로 하시면 좋겠다.
1. 짧은 시간에 운동 효과를 보고 싶은 분
2. 의지박약으로 스스로 운동스케줄을 지키기 어려운 분
3. 나에게 맞는 다양한 종류의 운동을 하고 싶은 분
대략, 이런 사항에 해당한다면 크로스핏을 추천드린다.
딱 한 달이다. 한 달은 원래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힘들다. 이 시기만 지나면 되는데, 이건 개인마다 나이, 기초체력이 다 달라서 차이는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적응기간이 일 년 정도 걸렸다. 이제 곧 연말이고, 연초가 된다. 무한히 반복되는 새해 목표 중에 다시금 운동에 대한 각오를 다질 것이다. 나 역시 내년 시즌권을 결제했다. 이제 2026년에도 계속 운동을 해야 하는 계기를 만들어놓았다.
아직은 하고 싶은 게 많다.
일본여행 이후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매일 꾸준히 조금씩 하고 있다. 내년에는 JLPT 시험도 치고 싶다. 새로운 BM도 기획 중이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싶다. 이 모든 것에는 체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의 기본은 체력이다. 나 역시 언젠가 바닥날 체력과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할 신체겠지만, 최대한 그때까지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는 거창한 목표는 딱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재미있어서다. 오늘 싯업(Sit-up) 배지를 받았다. 2주 동안 1,000개를 하는 챌린지였는데 하루에 100개, 다음 날 못할 것 같으면 하루에 200개도 했다. 혼자 이걸 했으면 도저히 수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과 수행한 결과라서 더욱 좋다. 작은 배지에 불과할 수 있지만 나는 아주 좋고 자랑스럽다. 운동 가방에 붙이고 다닐 생각이다. 역시 나이가 들면 이상하게 배지 같은 것에 욕심이 생긴다.
쭌코의 오전반은 여기까지다.
글은 여기에서 마무리되지만, 우리 오전반은 어제부터 운동 후 근력강화 프로그램 차원에서 추가 보충 운동을 한다. 진지하지만 재미있게, 재미있지만 진지한 시도다. 이른바, 지옥훈련이다. 추가 근력운동을 조금 더 하고 나면 몸이 단단해지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쭌코의 오전반은 계속된다. 2026년에도 새로운 사람들을 더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연재를 하면서 새롭게 오전반 멤버가 된 이들이 있다. 이 사람들도 글로 기록하면 좋을 만큼 개성도 있고 좋은 사람들이다. 운동 역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준다.
새로운 삶에는 새로운 동기가 필요하다.
나는 그 선택이 크로스핏이었고, 쭌코의 오전반이었다. 독자들도 재미있는 운동을 하나 찾으셔서 새로운 인생, 활기찬 삶이 되시길 기대한다. 선택을 못 하겠으면 주변 '크로스핏 박스'를 찾아보시길 ^^ 참고로, 크로스핏은 '체육관(Gym)'을 대신해서 '박스(Box)'라고도 한다. 이유는 여러 개 들었지만 딱 맞다고 생각하는 건 못 들었다. 초기 출발이 창고 같은 곳에서 시작해서 그렇다고 하던데... 확실치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