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꾸민다는 것은
단순히 보기에 좋게 한다는 건 줄 알았다.
그래서 집 꾸미기에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내 집, 내 방은 항상
'특징없이 심심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신혼집을 채워가면서
'나의 공간이 채워지는 것'에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됐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우연히 편 책의 우연한 문장에서 나는
나의 묘한 감정을 정리한 말과 만났다.
ㅡㅡㅡㅡㅡㅡ
매일의 절반을 보내는 공간,
주인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공간,
어쩔 수 없이 주인을 닮는 공간에 관한 결정이었다.
어디에 무엇을 놓고,
어디를 어떻게 꾸미고,
어디를 어떻게 비울 것인가
고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모든 고민은 하나의 고민에 닿았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김민철, <어떤 선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