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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지는 나를 치켜 올리는
하루의 뼈대 세우기

by 선향

흐물거리다 폭삭 주저앉고 마는 하루를 보내지 않으려면 늘어지는 내 몸과 마음을 치켜 올리는 지지대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군데군데 지지대를 만들어 하루의 뼈대를 세우는 것이다. 한눈을 팔고 있으면 바깥세상에서 들려오는 온갖 두렵고 조바심 나는 소식, 내 속을 갉아먹는 온갖 소음들에 시달리느라 내가 녹신녹신하게 그로기 상태가 되어 버린다. 하루의 뼈대를 세워 나를 일으키지 않으면 금간 바가지로 물이 새듯 에너지는 어느새 방전되어 버리고 한 겹 한 겹 쌓아 올리고 있는 나에 대한 신뢰의 탑도 모래성인양 어느새 손쉽게 허물어져 버린다.


아침에 눈 뜨는 순간 첫 번째 지지대를 세운다. 눈을 뜨는 순간 침대에 앉아 눈을 감고 호흡을 지켜본다. 이제 막 시작하여 앞으로 지속하고자 하는 습관이다. 숨을 들이쉴 때 감사하며 좋은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숨을 내쉴 때 탁한 에너지를 보낸다. 에너지를 느끼며 몸안에 에너지의 중심을 세운다. 그날 하루, 해야 할 일이나 만나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의 좋은 에너지와 밝은 표정을 머릿속에 그린다.


사무실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은 뜨는 해를 바라보는 두 번째 지지대를 챙겨 넣는다. 해가 뜨는 것을 바라보며 첫 햇살의 뜨겁고 순수한 기운이 내 속에 깃들기를 기원한다. 세 번째 지지대는 가능하면 아침 일찍, 그리고 하루 중 짬짬이 '소원'을 적은 확언을 여러 번 쓰는 것이다. 구조 신호를 보내듯 내 무의식과 우주에 나의 소원이 담긴 파동의 전파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라는 말처럼 내 주파수에 상응하는 답신이 오리라 믿는다.


네 번째 지지대는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이다.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키우고 싶은 분야의 재능을 쌓거나 기술을 연마하는 시간을 하루 중 중요한 지지대로 집어넣는 것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고스란히 그 시간들이 디딤돌로 쌓여 막힌 벽을 넘고 나가게 만들어 줄 것이다.


다섯 번째 지지대는 적당한 운동과 걷기이다. 출근하는 날은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만보를 채우고, 출근하지 않는 날은 왕복에 한 시간이 걸리는 산에 갔다 오려고 한다. 그리고 밤 9시가 되면 알람을 맞춰 11분 정도 되는 스트레칭을 홈트 영상을 보고 따라 한다. 하루에 딱 7분만 따라하면 살이 빠진다고 하는 꾐에 넘어가서 결재를 한 후 시작하게 된 운동이다. 초보 단계 7분 운동을 졸업하고, 11분 중급 단계로 넘어 왔지만 몸무게는 상향 조정되었다. 이렇게 짧게 운동하는 것도 하기 싫은 날이 많지만 자기 전 양치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반년 넘게 매일 하고 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에 목이 자주 아프고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팠던 적도 있었던 지라 이런 스트레칭은 반드시 필요하다. 30분이나 한 시간 정도 매일 운동하면 더 좋겠지만 이건 아직 내게는 고난이도다. 좀 더 진화하면 해보자.


그리고 마지막 지지대는 자기 전 명상이다. 이때는 잠시 호흡을 통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후 에너지의 흐름을 느끼고 몸속에 에너지기둥을 세운다. 바라는 소원을 마음 속에서 세상으로 보내는 것도 좋다고 한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고, 내가 바다 속 물방울 하나라고 하면 내가 쏘아 보내는 물결의 파동이 바다 속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소원이 실현된 상태에 감사한다. 이렇게 상상과 미리 드리는 감사를 통해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창조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지지대는 각자의 필요에 따라 더 넣어도 좋고 한, 두개 정도만 있어도 된다. 지지대를 통해 하루의 뼈대를 세우고 온갖 세상의 시름과 잡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자. 그리고 놀라운 기적이 기다리는 삶을 기대해보자.


돌아가든, 질러가든, 버티고 가라,

삶의 길목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나니,

골목 끝 막아서는 벽이 보이면 돌아서고,

돌다, 돌다 또 다시 맞닥뜨린 저 돌벽

저 벽 너머에 무엇이 있나

저 벽 넘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

뛰어 넘기엔 너무 높고

뚫고 가기엔 너무 단단한

저 붉은 돌벽 자세히 보니

살지 않고 곁눈질한 수많은 날들

서성이다 돌아선 무거운 발걸음

넘지 않고 재보았던 눈길 켜켜이 쌓여

이제 내 의지로 벽에게 이르노니


'벽이여, 이제 내게 길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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