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의 할머니 집은 굉장히 어두웠습니다. 동네에서 할머니 집이 가장 어두웠어요. 큰 산이 집 앞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할머니는 눈이 잘 안 보이셨어요. 그래서 가구에 부딪히는 일이 많았습니다.
“전구를 켜도 어두워.” 할머니는 매일 집이 너무 어둡다고 하셨습니다. 연희는 고민에 빠졌어요. 고민하던 연희의 눈에 환한 보름달이 보였습니다. 달은 아주 반짝반짝 환하게 빛났습니다. 환한 달은 어두운 밤하늘을 환하게 비췄습니다. 저 달이 할머니 집에 있다면 집도 환하게 빛날 것 같았어요. “그래! 달 조각을 조금 떼 오면 어떨까?”
연희는 사다리가 필요했습니다. 집 안 구석구석을 뒤지던 연희는 빗자루를 구했어요. 하지만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연희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빗자루를 구했어요. 많은 집들이 빗자루를 연희에게 빌려주었습니다.
연희는 모든 빗자루를 하나씩 연결했습니다. 그러자 매우, 매우 긴 작대기가 완성 되었어요. 작대기는 연희의 30배쯤 길었습니다. 연희는 긴 작대기를 하늘 높이 올렸습니다. 작대기가 달 끝에 닿았어요. 연희는 가방을 메고, 잠자리채를 옆구리에 끼고 작대기를 탔어요. 영차, 영차. 연희는 열심히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달에 올라가던 도중 연희의 눈에 구름에 보였습니다. 연희가 잠자리채를 휘젓자 구름이 솜사탕처럼 잠자리채에 엉겨 붙었어요. 연희는 솜사탕 같은 구름을 잠자리채에서 떼어서 가방에 넣었습니다.
연희는 다시 힘을 내서 올라갔습니다. 드디어 달에 닿았어요. 연희는 톡톡톡. 잠자리채로 달을 때렸습니다. 그러자 달에서 조각이 똑 떨어져 나왔어요. 연희는 달 조각을 재빨리 잠자리채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가방에 넣었어요.
연희는 긴 작대기를 타고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연희는 가방 안에 든 달 조각을 꺼내보았어요. 축구공만한 달 조각은 하늘에 있을 때보다 더 빛났습니다.
연희는 반짝반짝 달 조각을 할머니 집 천장에 달아놓았어요. “아이고, 눈 부셔라! 정말 집이 밝구나. 이젠 앞이 아주 잘 보이네.” 할머니가 기뻐서 소리쳤습니다. 연희의 입에 함박웃음이 걸렸습니다. “이제 어디 부딪칠 일이 없겠다.”
연희는 동네 이웃들에게 빌린 빗자루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떼어낸 구름도 조금씩 떼어서 나눠주었어요. 이웃들은 모두 구름 선물을 고마워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구름 조각을 뭉쳐서 베개로 쓰고, 어떤 사람은 구름 조각으로 손수건을 만들었어요. 어떤 사람은 구름으로 맛있는 팥빙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제 연희네 할머니 집은 더 이상 어둡지 않아요. 달 전등이 환하게 비춰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