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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story Jan 21. 2024

엄마의 남자친구?

보통 아빠를 미국에서는 엄마의 남자친구라고 부르는 건가....?

쉬는 시간이었다. 

학교 내의 카페테리아 (학교 내에 있는 식당 겸 매점이다)에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와중에 한 친구가 갑자기 "My mom's boyfriend will come over" (우리 엄마 남자친구가 집에 오신대)라고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순간 '내가 잘못 이해하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싶었다. 엄마의 남자친구가 집에 온다고? 


엄마의 남자친구는 누구인가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이혼이 증가하고 사회적으로 점점 오픈이 되어가고 있지만 내가 유학생활을 시작할 당시에만 해도 한국에서 내 주변엔 이혼가정을 찾아볼 수도 없었고 사회적으로도 아주 안 좋은 인식임은 확실했다. 마치 아침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일이었다. 


뭐지...? 미국에서는 아빠를 엄마의 남자친구라고 부르는 건가...?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아서 그런 건가?

순간 당황한 나머지 나는 친구에게 "wait... your mom's boyfriend?" (잠깐만... 엄마의 남자친구라고...?)라고 반응을 해버렸다. 사실 굉장히 무례할 수도 있는 반응이었지만, 다행히 미국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미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친구는 조금 설명을 해주었다. 부모님 이혼 후에 엄마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엄마가 남자친구가 있어 근데 오늘 집에 놀러 온데 라며 말을 했는데 말하면서의 그 태연한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어리고 순수한 마음이었을까, 나는 단순히 신기해했었다. 그동안 부모님이 이혼한다 라는 상상을 해본 적도 없었고 이혼 후에 엄마와 아빠가 따로 다른 사람들을 다시 만나서 내게 보여준다라는 것은 정말 내 인생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였다. 


더욱 신기한 것은 그 주변 친구들 역시 '이혼 가정이 아이'라는 것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었다. 

나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아 그럼 내일 너네 집으로 놀러 갈까" 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구나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저녁식사 시간에 나는 슬쩍 홈스테이 부모님에게 물어보았다. 

"친구의 엄마 남자친구가 집에 온다고 해서 조금 놀랬어요. 미국에선 이혼이 흔한 건가요? 한국이랑 뭔가 다른 것 같아요"

홈스테이 부모님께서는 문화가 다를 수 있지 라며 친절히 설명해 주었는데 (본인들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각자의 다 사연이 있고 각자의 삶이 있는 법이며 모두 다른 삶을 사는 것이니 그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거나 얘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타인의 인생에 관심이 매우 많은 우리나라의 문화와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다. (물론 case by case겠지만) 친구의 "My mom's boyfriend"라는 말은 이후 내가 삶의 방식을 대하는 데에 비교적 큰 영향을 미쳤다. 



CH.02는 미국 고등학교 생활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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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01은 고등학교 입학 전 미국생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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