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달 전, 담배를 끊었다.
몸이 좋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나는 숨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불안을 풀어주던 담배가 사라지니 불안이 몰려왔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숨 쉬는 법을 잊었다.
그건 정말 이상한 경험이었다. 누군가가 내 폐를 감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그 누군가가 바로 나였는지도 모른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내 호흡을 체크했다.
‘지금 나는 잘 숨 쉬고 있는 걸까?’
그 질문은 점점 뇌의 한 켠에 고정되었다.
숨을 쉬고 있음에도, 어딘가 막혀 있는 듯한 느낌.
숨을 들이마실수록 오히려 더 얕게, 더 조급하게,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은 얼굴이 마비되는 기분마저 들었다.
코 주변이 뻣뻣해지고, 입가가 굳어지는 듯한 감각.
피부 밑에서 신경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마치 감정도, 근육도, 내가 아닌 누군가의 것이 된 느낌이었다.
숨이 불편하다는 감각은 점점 얼굴이라는 창을 통해 내 정체성을 위협했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다.
기억력이 좋고, 상상력이 활발하고, 타인의 감정에 금방 동화된다.
어릴 적에는 그게 재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감각이 나를 붙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뇌가 너무 많이 깨어 있고, 신경이 너무 넓게 퍼져 있어서,
자동으로 작동해야 할 것들마저 내가 직접 관리하려 한다.
그 중 하나가 호흡이었다.
숨이라는 건 잊고 살아야 하는 건데,
나는 그것조차 의심하게 되었다.
의사가 말하길, 이건 ‘심인성 호흡 불안’이라고 한다.
별다른 병은 없는데, 숨이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사람들.
그 속엔 나처럼 생각이 깊고 감각이 민감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는 몸을 믿지 못하는 뇌를 가진 사람들이다.
너무 오래 불안에 살았고, 너무 많이 감시당했으며,
너무 일찍부터 자기 자신까지 통제해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숨도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믿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연습한다.
숨을 잊는 연습.
외부의 리듬에 나를 맡기는 연습.
지금 이 순간만 감각하는 연습.
그리고 무엇보다
몸은 나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믿는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