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면

by 신성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가만히 있으면 나만 멈춘 것 같다.


그런데

그 압박이 너무 커서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삶에 대해 너무 진지한 태도 때문이다.

나는 의미 없이 움직일 수 없고,

무엇이든 ‘왜’라는 이유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지금은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시기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너무 많은 질문들이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하늘이 내게 큰일을 시키려고

지금 이 정지된 시간, 시련을 주는 건 아닐까?


마치 기다리는 법을 배우라고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든 것 아닐까?


“모든 것엔 때가 있다.”

그 말이 위로가 된다.

지금이 나에게 주어진 ‘멈춤의 때’라면,

나는 멈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은 뿌리를 내릴 시간이고,

지금은 속도를 늦춰

무엇이 나의 길인지 귀 기울일 시간이다.


나는 지금 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포기한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조용히 나를 비우고,

더 넓은 그릇을 준비하는 중이다.


때가 되면,

나는 다시

움직이게 될 것이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팔로워 141
이전 19화고립 속 반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