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문장

by 신성규

내 글을 이해하려면,

적어도 서른 살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무 살엔 감정이 지나치고,

스물다섯엔 아직 자신이 옳다.


그런데 서른쯤 되면

사랑은 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식히는 것임을 알게 된다.

삶은 거대한 도약이 아니라

작은 후퇴와 타협들로 이어진다는 것도.


나는 그런 삶의 균열과 무기력을

문장에 우겨넣는다.

그러니 누군가 내 글을 ‘이해’하려면

살아본 사람이었으면 한다.


계절이 여러 번 바뀌고,

어느 날 갑자기 울컥해서 울어본 적이 있고,

돌아갈 곳 없는 외로움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던 새벽을 알아야 한다.


나는 그런 사람에게 내 글을 맡긴다.

그는 웃으며 말하겠지.

“이거, 나도 그런 적 있어.”

그 말이면 된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8화홍상수를 상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