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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다 May 20. 2024

캠핑의 이유

뜨거운 햇살은 팔뚝 위로 그대로 내리쬐 따가움이 가시지 않는다.

그래도 좋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아득하게 들리고 가까이 서 있는 나무는 종종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가지 흔들어 꼭 바다옆에 앉아 있는 것처럼 파도소리를 내어주니 그 따가움도 잊을 만큼 그저 좋기만 하다


이름 모르는 벌레들은 옷에 붙고 손등 위에 앉아 여러 번 손을 휘젓게 한다.

그래도 좋다.

게 중 하얀 나비는 젊잖게 날갯짓하며 다가오는가 싶다 획 돌아가버리고,   '부웅~'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벌은 내게는 전혀 관심 없다는 듯 훌쩍 날아가니 나름 배려받은 것 같아 그저 좋기만 하다.


어떤 것도 손쉽게 차려진 것이 없고, 차린다 해도 빨리 되는 것은 없다.

그래도 좋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누구보다 뒤지지 않으려고 조급해하고 맘 졸이는 때 없이 해도 되고 안 해도 돼도 그만인 것이 그저 좋기만 하다.


공기는 고요로 가득 차고 움직이는 건 나 하나뿐, 혼자가 된 것만 같다.

그래도 좋다.

내 몸에 딱 맞는 의자에 몸을 맡기고 파란 하늘이 황금빛과 연주황으로 물들다 이내 어둑해지는 걸 바라본 채로 숨을 쉬고 있자면 이 공간이 혼자라서 무서운 게 아니라 혼자여서 어떤 방해도 받지 않은 것에 그저 좋기만 하다.


저는 여행을 갈 때, 특히 숙박이 필요한 경우 제 개인용 담요를 가지고 다녀요. 숙박지에 있는 침구류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덮고 자는 건 꼭 내 것이어야 한다는 저만의 규칙? 이 있거든요. 그런 제게 딱 맞는 여행스타일은 야영지에서 오로지 나의 물건들로만 채워진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요.


오늘따라...

캠핑이 고프네요.(월요일이라 더 그런가?)

언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캠핑용 소주잔 하나 꺼내 시원한 물 한 잔 들이켭니다.(정신 차리고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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