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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이Noni Mar 10. 2021

손예진,현빈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스위스 한달살이

스위스에서 자원봉사, 캣 시터로 5개월 살아본 노마드의 여행 꿀팁 정보


사람들이 이른바 배고픈 직업이라 여기는 그림쟁이의 길을 걸어온 저는 보헤미안의 삶을 추구하는 예술가답게 속박받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고, 속세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는 편이라 남들보다 많이 자유롭게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못하면 병이 나는 성격 때문에 잘 다니던 첫 직장을 그만두고 만화가 문하생으로 들어가 쫄쫄 굶은 적도 있고,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며 방황하다 해외에서 사는 게 제 이런 성향과 잘 맞아 지금까지 뉴질랜드, 호주, 프랑스, 영국에서 총 10년째 지내고 있고, 그 외 스위스, 아일랜드에서도 몇 달씩 지내본 경험이 있어요.

돈이 많냐고요? 자본주의의 눈으로 보면 심각한 개털입니다. 그렇지만 감정의 부자이기에 지금까지 자유롭게 떠돌며 살아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저는 2017년, 워크 어웨이를 통해 스위스에서 숙식제공받고 일하며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았고, 그 이후 호스트들과 친구가 되어 2018년과 2019년, 그들이 한 달씩 여행 간 사이 고양이와 기니피그들을 돌봐주며 혼자 스위스에서 한 달 살기를 실천한 운 좋은 노마드입니다. 교통비와 생활비를 받 머물렀기에 실질적으로 들인 돈은 거의 제로였어요. 영국 에든버러에서 바젤로 가는 비행기표 구입할 돈마저 지원받음과 동시에 영화티켓도 선물 받고, 식품창고의 식재료 및 음식도 모두 제공받으며 아름다운 취리히에서 귀여운 고양이들의 임시 집사로 지내기는 그야말로 천국에서의 나날들이었습니다.


4년 전 자원봉사를 하게 된 계기로 스위스에서 홀로 한 달 살기를 2년 연속할 수 있었던 경험담을 들려드립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더 많은 분들이 해외에서 도전하고 경험해보시길 바라며 정보를 풀어볼게요. 선 자원봉사 해외사이트부터 소개합니다.


https://www.workaway.info/


https://www.helpx.net/



돈 아끼며 여행하는 최고의 방법, 누구나 할 수 있는 해외에서 한 달 살기

준비물 : 자유로운 영혼, 수처작주(隨處作主) 정신, 영어회화 초중급 실력(+용기 한 스푼)


스위스까지 가서 머슴살이하고 싶을까?

스위스에서 정기적인 만남을 갖던 '사랑의 불시착'의 손예진이나 현빈 같은 상위 1%의 금수저가 아닌 이상 평범한 사람이 스위스에서 한 달 살려면 얼마나 돈이 들지 한번 계산해보세요. 어마어마한 금액이 듭니다. 그 물가 비싼 영국보다 두배 이상 비싼 나라가 스위스예요. 어차피 한국에서 취업해도 누군가의 밑에서 머슴 직원으로 일할 거, 자신이 좋아하는 나라에서 한두 달 머슴살이해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되겠죠? 돈 아끼면서 외국어 실력 향상, 문화교류, 외국인 친구 사귀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이만큼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고, 열린 사고방식을 지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자유로운 영혼이 되려면>

타인의 승인 없이 스스로 선택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기

두려움 없이 살며 자신을 신뢰하기

진실하며 대담하고 자발적인 사람 되기

투쟁의 가치를 알기

애착심 버리기

삶의 사소한 것들을 존중하기

삶에서 영감을 얻은 태도로 타인에게 영감 주기

https://steptohealth.co.kr/7-evidences-that-you-are-a-free-spirit/





Blue Butterfly On A Peony 작약 위의 파란 나비, 종이 위에 수채, 잉크. 2016년 作


프로필 올리기

정성 들여 작성한 자기소개글과 밝게 웃으며 찍은 본인의 또렷한 사진(증명사진 말고 자연스러운 정면 사진), 동물과 찍은 사진이나 직접 요리한 음식 사진 등을 올려놓고(저는 이거 하는데 며칠 걸렸어요. 영어작문이 힘드신 분은 번역기의 도움을 받으시면 됩니다. 프로필 작성하며 강제로 영어공부도 하고 얼마나 좋아요!) 호스트 목록 잘 살펴보신 다음 맘에 드는 호스트에게 연락하면 대부분 연락 옵니다. 또는 프로필을 보고 자기네 집으로 와달라고 호스트들의 요청이 들어와요.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리뷰가 있다면 신중할 것

워크 어웨이 웹사이트에 있는 리뷰를 잘 살펴보고 심혈을 기울여 고른다면 비정상적인 호스트에게 걸릴 가능성도 적고, 운 좋으면 괜찮은 호스트 만나 평생 친구가 될 수도 있어요. 물론 저 역시 또라이 호스트에게 걸려 호되게 당한 적도 있었기에 다 가질 수 없고, 모든 것이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게 인생이라는 걸 봉사하며 많이 배웠습니다. 그 물가 비싼 스위스에서 살아남고(검소함이 몸에 절로 뱁니다!) 별의별 사람을 다 겪다 보니 어리숙하고 순진하던 제가 세상 사는 노하우를 조금은 깨우친 듯해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현재의 자신보다 더 현명해지고, 겸손해지고, 지혜로워지고 싶다면 죽도록 개고생하고 많이 경험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하는 시간과 주어진 노동

봉사 시 보통 주중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네다섯 시간 동안 일을 하고 호스트는 그 대가로 모든 음식과 안락한 보금자리를 자원봉사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기본 룰이에요. 저는 일할 때 수처작주 정신을 되새기며 어떤 곳에 처하든 주인공이 되자 다짐하면서 내 집처럼 열심히 일했지만 비굴한 마당쇠는 될 수 없어 시키는 일을 모두 한 건 아니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엔 최선을 다해 임했지만 부당하거나 제 힘에 부치는 일은 거부했습니다. 간단한 청소, 화초에 물 주기, 가드닝, 페인트칠, 가끔 하는 요리와 부엌 정리, 베이킹, 천장 거미줄 제거, 고양이 진드기 제거 및 고양이와 놀기, 먹이 주기, 기니피그 집 청소, 기니피그 밖에 데려다 놓기, 밤에 데려오기, 피아노 연주 등이 제가 한 일이었습니다.


<돈 안 들이고 총 3개월 지낸 취리히에서의 자원봉사 및 캣 시터 경험담>을 읽고 싶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s://brunch.co.kr/@shinyartist/15




Inner Peace 내 안의 평온, 종이 위에 수채. 2019년 作



프랑스 남부 전원마을에 아들과 홀로 사는 어떤 여자분은 프로필과 제 웹사이트의 그림을 보고 자신의 집에 벽화를 그리러 와달라며 부탁하신 적이 있었어요. 그때 미리 짜둔 일정 때문에 가지 못해서 조금 후회되고 아쉽지만 언젠가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라 믿어요.


바젤에서 시도했던 치매환자 돌보기는 심신이 만신창이 될 만큼 힘들었지만 그 후 무슨 일을 하던 그 일보단 쉽게 여겨져 매사 긍정적으로 임하게 된 계기가 되어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해준일이었죠.


<치매 할아버지 돌보며 지낸 바젤에서의 한 달>을 읽고 싶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s://brunch.co.kr/@shinyartist/18



괴테가 사랑한 아름다운 도시 베른에서 했던 파킨슨 병 환자 간병은 너무나 즐거웠던 꿀 빠는 봉사였고 만나기 힘든 좋은 인연으로 평생 친구까지 얻게 된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은 아주 값진 경험이었어요.


<베른에서의 한 달>을 읽고 싶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s://brunch.co.kr/@shinyartist/13


워크 어웨이에는 온갖 종류의 일자리가 각기 각지에 널려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일로 신중히 선택해서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농축산부터 건축업, 베이비 시터, 작가 비서 하기, 쇼핑 대신해주고 가벼운 집안일 하기, 개 산책시키기, 노인분 끼니 챙겨드리고 말동무해드리기 등등 수많은 일거리가 있어요.


Butterfly heaven 나비의 천국, 종이 위에 수채. 2016년 作


왜 자원봉사를 해야 하는가?

나를 존중하는 사람은 남도 존중합니다.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라고 하죠. 저도 어릴 땐 돈 안 받고 일하는 사람들 보고 호구 짓한다며 이해 못하던 적이 있어요. 그것이 큰 덕을 쌓고 복을 짓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 아무 대가 없이 일하는 자원봉사자의 숭고한 정신과 고귀한 영혼을 존경하고 떠받들게 되었습니다.


천주교 신자인 친척 중 쥐꼬리 보수를 받고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1년 동안 상주하면서 장애인, 고아들을 돌보며 20대를 보람 있게 가꾼 분이 있어요. 검소하고 알뜰했던 그녀는 그때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을 모두 모아 어머니께 드리고 자신은 단돈 50만 원과 비행기표만 들고 호주로 날아가 워킹홀리데이로 새로운 인생 경험과 함께 영어실력을 쌓으며 청춘을 보냈고, 태국, 체코, 뉴질랜드를 거쳐 지금은 뉴욕에서 남편 그리고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지독히도 가난했던 유년시절을 보낸 친척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실로 드라마틱한데요, 그녀와 결혼한 분은 억대 연봉 자이며 모친은 체코 왕족 계열의 전직 피겨스케이트 선수였고, 부친은 건설회사 CEO예요(운현궁에서 열린 전통혼례식에서 아들 결혼식에 감동받고 펑펑 우셨다는 감수성 풍부하신 시아버님. 저는 당시 호주에 있어 못 갔지만 멋진 결혼식이었다는 얘길 들었어요). 한국 대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서울에 온 직후 그녀를 만나 결혼하게 된 남편은 가정적이고, 예술을 사랑하며(그녀의 초상화를 유화로 그리고, 자작곡 노래를 만들어 사랑하는 그녀에게 바치던 로맨티스트) 농부가 꿈인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분이에요.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 하루아침에 부잣집 마나님이 된 그녀의 이야기에 저희 어머니께선 요즘은 스피드 시대라 자신이 지은 이 곧바로 자기한테 복으로 돌아온다며 꽃동네에 버려진 사람들을 위해 중노동 하며 헌신했던 그녀 큰 행운을 거머쥔 것은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 하셨어요. 측은지심을 품고 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려 애쓰던 그녀가 그토록 염원하던 파란 눈의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꿈이 이뤄져 다행입니다.


공자님 말씀. 앗 사진을 퍼오고 이제 보니 고양이가 담 위에 걸려있네요! 착한 고양이인가? 출처-워드 로우


'와 스위스..! 근데 저는 영어 못해서 못 가요.'

이런 분들 꼭 있어요. 영어 때문에 시도도 안 하고 포기하는 분들. 영어는 90% 자신감에서 나옵니다. 대단한 영어 구사능력보다 중요한 건 용기와 자신감인 거 아시죠? 영어실력은 초급에 문법은 늘 틀리고 중급 영단어도 대부분 모르던 한국인 친구가 호주 회사에 떡하니 입사했던 걸 보고 적잖이 놀랐던 적이 있어요. 그녀의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당당함이 초급 영어실력을 가뿐히 커버하던 그 어메이징 한 일화에 너무나 부러워하던 저는 반대로 자신감 없고, 극도로 소심하고, 내향적인 성격(INFP)이라 외국사람들 앞에서 주눅 들어 있던 적도 많고, 속 터지게 할 말 못 하고 삭힌 적도 부지기수였죠. 이런 저 같은 사람도 10년이나 해외를 떠도는데 영어 때문에 해외 도전 못한다며 포기하시는 분들 그러시면 안됩니다. 하실 수 있어요! 제가 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부디 그동안 영어실력을 쌓으세요.


영드, 미드로 듣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어학원을 다녀도 좋고, 독학도 좋아요. 유튜브에 좋은 영어강의 많아요. 돈 안 들이고 공부할 수 있는 세상 얼마나 좋아요!


<초중급 영국 영어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브릿 센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com/c/BRITCENT


덧붙이자면 스위스에 가고 싶으신 분들, 스위스 사람들 대부분 영어 잘하니 걱정 마세요. 그렇지만 기본 독어 회화를 익히고 가면 더 좋겠죠? 영어와 많이 비슷해요. 저는 아주 자신있게 '당케'밖에 구사할 줄 모르지만 머무는 데 어려움은 하나도 없었답니다. 다시 스위스에 가게 된다면 이번엔 독어공부를 해볼 생각이예요. 뇌의 기능은 쓰면 쓸 수록 발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힘을 얻었고, 좋아하는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면 그 나라의 문화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앗 생각해보니 스위스의 공용어는 네가지였어요. 독어, 불어, 이태리어, 로망슈어. 갑자기 머리가 아프군요! 독어가 가장 영향력이 커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불어를 아주 조금은 할 수 있으니 그냥 불어로 떼워버리고 싶네요 하하 역시 공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봐요.


Swadhishthana Chakra 종이 위에 수채. 2019년 作/ Hydrated Flowers 종이 위에 수채. 2017년  作



'나이가 너무 많아서'는 변명일 뿐. 

주로 이삼십 대가 많이 도전하는 자원봉사 워크 어웨이 웹사이트에는 40대 분도 많았고 50, 60대 자원봉사자 분들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50대의 멋진 여성분은 홀로 큰 오토바이에 자신의 모든 짐을 싣고 다니며 이 집 저 집으로 봉사를 다니셨고, 60대 머리 허연 아저씨도 은퇴하고 재미로 여행겸 자원봉사하고 다니셨어요. 늙어서 이젠 틀렸다고 포기하시는데, 이제 120세까지 사는 시대입니다. 노인들이 죽기 전 가장 후회하는 일이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했던 것, 그리고 여행가지 않은 것이라고 해요. 언젠가 읽은 여행기에서 한 노인은 자신이 젊은 시절 한 번도 제대로 여행한 적 없이 죽어라 일만 했던 걸 몹시도 후회하며 젊을 때 여행하며 얻는 경험은 인생을 더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최고의 자산이라 하셨어요.


백발성성해져 젊은 날을 후회할 바에 용기를 내 떠나십시오. 이 암울한 코로나 시대가 완전히 저물어 여행을 꿈꾸는 모든 분들이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빌며 글을 마칩니다.



시작과 창조의 모든 행동에 한 가지 기본적인 진리가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순간
그때부터 하늘도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Indigo Butterfly 인디고 나비-부분, 캔버스 위에 아크릴, 2019년 作

실려진 모든 그림은 제가 직접 그린 수작업 그림으로 자유로운 영혼의 상징인 나비 그림만 모아 올렸어요. 표지그림은 자작나무 패널 위에 유화로 그린 2020년 作 'Bronwyn's Favourite Things' 부분 그림입니다. 언젠가부터 나비를 많이 그렸는데 자존감이 서서히 올라가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시작한 시점부터였던 듯해요. 그림 그리고 노마드로 살며 제 자신을 더 알아가고 있습니다.



*나비 날개 그리기를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hRC-DOv5Co




<더 많은 그림을 보고 싶으신 분은 클릭하세요. 감사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nonichoiart/


꽃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어 꽃그림을 주로 그립니다.
외롭다는 생각이 들때 별을 올려다 보세요. 밤하늘의 별들이 당신을 지켜줄거예요.
수채화로 그린 꽃그림들입니다.
해외에서 10년을 지내며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의 연필 초상화를 그려 선물로 줬어요.
한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그림 그리던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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