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다.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야구에 푹 빠져 있었고, 중고등학교 때는 축구를 즐겨했다. 중학교 때부터 안경을 착용하면서 운동하는 상황이 불편함을 항상 느껴야 했다.
그런데, 오래 달리기는 잘 못했다. 요령도 모르고 연습도 없어서 숨만차고 힘들어 달리는 상황을 가급적 만들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군대에서 아침마다 해야 하는 구보는 항상 나를 지치게 했다.
그런 게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니 싫어하는 내가 달리기를 할 수 있을까?
몇 년간 걷기 운동을 했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운동효과도 기대만큼 안 되는 것 같아 뭔가 부족한 느낌을 받곤 했다. 그래서 달리기를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실천의 문제였다. 마음을 먹은 다음 주 토요일 가벼운 복장으로 호수공원으로 향했다. 어떻게 달려야 하지? 얼마를 달려야 하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고, 인터넷을 찾아 알게 된 운동앱을 켜고 따라 하기 시작했다. 30초 뛰고 30초 쉬고, 반복, 1분 뛰고 1분 쉬고 반복 이렇게 계속 인터벌 연습이었다.
정말 처음에는 30초 아닌 10초만 뛰어도 힘들고 숨이 턱턱 막혔다. 사람들이 많다 보니 보는 눈이 많다 보니 긴장도 되고 부끄럽기도 하고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다.
과연 내가 뛸 수 있을까? 무릎 다치는 건 아닌지 걱정도 했지만 걷는 것보다는 더 운동효과는 있겠지란 생각으로 계속했다.
걷고 뛰고 걷고 뛰고 그렇게 공원 한 바퀴를 돌고 집으로 향했다. 호수공원에서 집으로 가는 공원길에는 육교가 3개나 있어 뛰지는 못하고 걷기만 했다.
그렇게 두어 달 동안 주말마다 호수공원에 가서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이 많아져 공원길에서 뛰는 게 쉽지 않았다. 이리저리 사람들을 피해야 했다. 사람들도 많고 걷고 달리는 것도 쉽지 않고 그리고 아직 잘 뛰지 못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다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장소를 옮겨야겠다고 결정하고 새로운 나의 운동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나중에 열심히 운동해서 호수공원 한 바퀴를 쉬지 않고 뛰어서 돌 수 있을 때 다시 오리라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