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지하철 역을 출발하여 지하철 옆 공원길을 지나 다음 지하철 역까지 1.5Km를 달리고 나면 작은 강가로 이어지는 샛길이 있다. 그렇게 나의 “평화누리자전거길”은 시작된다. 대곡길 옆 도촌천을 따라 2~3km를 달리다 육교 지하도 지나고 길이 막혀 외부로 나갔다 다리를 건너 다시 강 옆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그렇게 4km를 지나면 강 위로 벗어나 신평길을 따라 달리고 5km 지점이 되면 하수정화시설을 지나 일산 자유로 옆 길로 들어선다.
이렇게 이어진 5km의 거리를 매주 주말마다 달렸다. 왕복 10km였다. 그렇게 몇 주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욕심이 생겼다. 좀 더 달려볼까? 저 앞으로는 어떤 길들이 있을까? 사람들은 저렇게 자전거를 타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가득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길을 다시 찾아보고 새로운 목적지를 만들었다.
“고양시예술창작새들”이란 건물을 기준으로 삼았다. 내가 달려온 5km 지점에서 2km를 더 가야 하는 곳이었다. 그럼 편도 7km이고 왕복으로는 14km이다. 대단한 도전인 것이다.
결국 나는 실행에 옮겼다. 지난번 가지고 뛰면서 너무 귀찮아했던 생수 없이 달리기를 시작했다. 일요일 오후 시간 뒷길이라 차들도 별로 없었고 자전거 무리들만이 가끔씩 지나갈 뿐이었다. 예전처럼 하천길을 따라 5km를 달리고 다음 목적지까지 2km를 더 달려갔다. 그곳에선 라이더들이 쉬고 있었고 그곳 옆으로 자유로를 관통해서 서울로 향하는 자전거 길이 있었다.
통로를 지나 자유로 건너편 자전거 길까지 가서 주변을 살폈다. 정말 길 옆으로 저 멀리까지 자전거 길이 쭉 뻗어 있었다. 살짝 생각도 했지만 저 길을 계속 달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게 통로를 지나 다시 돌아온 길을 달려갔다. 더운 날씨로 갈증이 심했다. 하나 있던 편의점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온몸은 땀으로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머리에서 흐르는 땀은 흘러 흘러 안경을 감싸고 있었다.
손수건으로 연신 몸을 닦으면서 길을 되돌아 달렸다. 속도보단 거리를 고려해서 가볍게 달리기를 했다. 혹시라도 중간에 포기하면 되돌아가는 것도 낭패였다. 주변이 외져서 유료 자전거도 없었고 차들도 별로 다니지 않는 곳이라 못 뛰어가면 걸어가야만 했다.
그렇게 잠깐의 걱정을 뒤로하고 어느덧 출발지로 되돌아왔다. 1시간 27분 동안 15km를 달렸다. 꿈만 같기도 하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게 운동 아니 달리기의 매력인가? 어쩌면 누구한테는 작은 거리일지도 모르지만 달리기는 생각도 아니 꿈도 꾸지 않고 살아온 나에게는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누구를 위해서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도 아닌,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서 나와의 싸움을 이어 왔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생각과 마음 그리고 행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