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쓰레기봉투 접기
평소에 무언가를 하다 보면 껍질이나 지우개 가루가 생길 때가 많다. 과일이나 호두를 까서 먹으면 껍질이 생기고 연필로 스케치를 하다 보면 어느새 지우개 가루로 책상이 어질러진다. 그때마다 바로 치우면 좋으련만 일의 흐름이 끊기기도 하고 다른 쓰레기와 같이 치우자 싶어 그대로 모아둔다.
그대로 두면 편하지만 계속 눈에 띄어서 마음은 불편하다. 빨리 치우자는 생각에 바로 옆에 있는 휴지나 일회용 비닐봉지에 담아 버린다. 모으기 좋고 버리기 깔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쓰레기를 비우는 용도일 뿐인데 편하자고 휴지나 비닐봉지를 쓰자니 아까웠다. 그래서 쓰임을 다한 달력으로 쓰레기봉투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사실 쓰레기봉투 만들기는 계속 생각해 오던 일이다. 며칠 전 집 정리를 하다 쌓여있는 달력을 보고 바로 만들어보게 되었다. 올해 초에는 이상하게 달력이 많이 들어왔다. 나는 스마트폰이나 다이어리로 날짜를 확인하고 일정을 정리하기 때문에 달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집에 들어온 달력도 억지로 써보려고 했으나 결국 쓰지 못하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더 이상 묵혀두지 말고 써보자 싶었다.
달력은 코팅이 되지 않은 얇은 종이 재질이 좋다. 접기도 좋고 보관하기에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가로와 세로비율이 대략 1:2 비율의 직사각형으로 잘라준다. 달력을 통째로 가로, 세로로 접어가다 보면 적당한 비율이 나온다. 종이가 남지 않도록 되도록 접은 그대로 잘라주는 것이 좋다. 자른 종이는 사각형으로 반으로 접고 다시 반으로 접었다 편 후, 가운데 선을 중심으로 양쪽 종이를 삼각형 모양으로 만나게 접는다. 접은 부분은 다시 펴서 종이 한 장을 넘긴 후 접은 자국을 따라 삼각형 모양이 되도록 접는다. 반대쪽도 동일하게 접어준다. 접은 면을 한 장을 들어 가운데 선에 맞춰 양쪽을 접어준다. 위에 접힌 면을 따라 위에 있는 부분을 내려 접어주면 완성된다. 말로 설명하니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아주 쉽다. 보관할 때는 접힌 채로 보관하고 사용할 때 안쪽을 벌려 상자 모양으로 잡아주면 된다.
이렇게 접은 달력 상자를 쓰레기통으로 사용해 보니 올해 더 많은 달력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부담 없이 껍질을 모아두었다가 그대로 버리면 되니 간편하고 좋다. 무엇보다 종이접기 자체가 의외로 재미있었다. 한 번 접기 시작하면 다 접을 때까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신이 나서 접는다. 쓰레기 버리는데 이렇게까지 일을 만들어서 버릴 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쓰레기를 위한 다른 쓰레기를 줄이고 내 하루에 해야 할 소일거리가 생겼으니 뿌듯하다. 이런 소소한 일들이 내 일상을 잡아주리라 믿는다. 작은 거라도 놓치지말고 조금 더 살뜰히 하루를 살아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