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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Nov 20. 2023

역시 맛있는 어묵탕

어묵탕 끓이기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며칠 전에는 눈도 내렸다. 아직 11월이지만 눈도 왔으니 정말 겨울이 된 것이다. 꺼낸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을옷들을 정리하고 두꺼운 겨울옷들을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겨울옷을 입으면서 아직 이른가 싶었지만 밖에 나가니 사람들도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었다.




추운 겨울이면 먹는 음식도 달라진다. 특히 따뜻한 국물요리가 당긴다.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단연 떡국이다. 그리고 최근에 한 가지가 추가되었다. 바로 어묵탕이다. 어묵은 이미 조미가 된 재료이기 때문에 볶든, 삶든, 끓이든, 졸이든 어떻게 만들어도 맛있다. 그래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어묵은 가공식품이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멀리 했었다.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어묵은 늘 냉동실에 있었는데 떡볶이를 먹지 않으니 어묵들이 사라진 지도 오래다. 그런데 갑자기 어묵탕이 생각났다. 어묵탕이 먹고 싶었다.


한창 때는 길거리에 파는 어묵을 좋아해서 한 자리에서 2개는 기본으로 먹을 정도였다. 단골 어묵가게에서는 꽃게로 국물을 냈는데 그 맛이 기가 막혔다. 그때를 생각하니 어묵탕이 더 먹고 싶어졌다. 데치면 그나마 괜찮다고 하니 조금만 먹어보기로 했다. 마트에 가서 어묵부터 집어 들었다. 그나마 건강하게 먹으려고 연육함량이 높고 조금이라도 첨가물이 덜 들어간 제품을 골랐다. 곤약도 함께 샀다. 장을 보고 나오니 설레기 시작했다.


어묵 그대로 끓여도 맛있지만 육수를 내서 먹으면 더 맛있다. 물에 멸치 한 줌을 넣고 육수를 끓였다. 육수가 우러나오는 동안 한쪽에 물을 끓여 어묵을 데쳐냈다. 비교적 건강한 어묵을 고르긴 했지만 작게라도 들어있는 첨가물과 기름기를 제거하기 위해 번거롭지만 물에 담가 살짝 끓였다. 어묵을 꺼내서 찬물로 헹구고 키친타월로 닦아서 준비했다. 어떻게든 어묵을 먹어보려는 의지다. 다시 물을 올려 곤약도 데쳤다. 물에 데치면 곤약 특유의 냄새가 없어진다고 해서다. 채소는 대파, 청양고추를 준비했다. 요즘 무가 맛있으니 무도 듬성듬성 썰고 데친 곤약도 어묵과 비슷한 크기로 썰었다. 육수가 우러나면 멸치를 건져내고 무부터 넣고 끓여주다가 어묵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간은 국간장과 액젓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으면 완성된다.


파는 것처럼 버섯에 모양도 내어 같이 끓였다. 어묵 국물에 익힌 버섯도 별미였다.


한 입 먹어보니 역시나 맛있었다. 곤약은 이번에 처음 넣어보았는데 퍼진 어묵과 달리 쫄깃해서 식감이 좋았다. 보통 먹는 국물은 담백한 편인데 어묵탕은 감칠맛 폭발이었다. 집에서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도 가공된 재료를 이길 수는 없나 보다. 거기다 오랜만에 먹었으니 그 맛이 더 좋을 수밖에. 어묵탕을 떠먹을수록 죄의식이 밀려왔지만 맛있게 먹고 내일 클린식을 하기로 했다. 맛있게 먹고 다시 관리하면 된다고 나를 다독였다. 그래 먹을 땐 맛있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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