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는 최근 들어 많이 먹고 있는 재료다. 예전에는 찌개에 있거나 아주 바삭하게 구웠을 경우 몇 개 먹는 정도였다. 하지만 건강을 챙기기로 결심하면서 두부는 단골 재료가 되었다.
두부는 고기를 잘 안 먹는 나에게 귀한 단백질 공급처다. 계란과 함께 즐겨 먹고 있다. 전에는 두부의 본 맛을 잘 몰랐다. 고소하다고 하는데 밋밋하고 어딘가 허전한 맛을 지울 수가 없었다. 찌개나 다른 재료들과 어우러지면 그나마 나은데 생두부는 여전히 손이 잘 안 간다.
나는 아주 바삭하게 익힌 음식들을 좋아했다. 각 종 전류는 물론이고 특히 군만두를 자주 먹었다. 밀가루피에 감싸 있는 만두에 기름을 넉넉히 부어 요리조리 돌려가며 과자만큼 바삭하게 구워 먹었는데 먹고 나면 입안이 얼얼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렇게 튀기듯 굽는 조리가 몸에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머금고 끊어야 했다. 두부도 마찬가지다. 두부도 노릇하게 튀기듯이 구우면 만두처럼 바삭하고 고소하다. 하지만 요즘은 중불에서 약간 노릇할 정도만 구워서 먹는다. 건강을 위해서다.
시장에 가면 국산콩으로 직접 만든 실한 손두부를 살 수 있다. 당일 새벽에 만들어서 신선하고 따뜻하다. 엄마가 시장에 가면 자주 사다 주셔서 먹기 시작했는데 두부가 고소하다는 걸 손두부를 먹고 느꼈다. 진한 맛이 시중에 파는 두부와 확실히 달랐다.
오늘도 엄마가 두부를 사주셨다. 엄마가 시장에 다녀오시는 날이면 시장표 두부 덕분에 아침식탁이 풍성해진다. 두부에 뿌려 먹으려고 간장양념장도 정성스럽게 제조했다. 만들어둔 양념장에 파도 더 썰어 넣고 식초도 넣어 새콤함을 올렸다. 마지막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뿌려 고소함도 더 추가했다. 향긋한 참기름 향과 파향이 어우러지니 맛이 좋았다.
국산콩으로 만든 따끈한 손두부
생두부의 맛도 이제 알 것 같고 두부와 조합이 좋은 간장양념 비율도 알지만 여전히 바삭한 두부와 군만두는 먹고 싶다. 그래서 가끔 두부를 약간 바삭하게 구워 먹기도 한다. 그럴 땐 맛있게 먹고 다음엔 삶은 두부를 기분 좋게 먹는다. 이왕 먹어야 한다면, 먹기로 다짐했다면 두부와 가까워지고 싶다. 두부를 지금보다 자주 보면서 익숙해지면 예쁘게 보이지 않을까. 그러면 맛도 더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