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와 함께 살아가기 4탄

필라테스

by N잡러

많이 먹지도 않는데, 아니 적게 먹는대도 살은 빠지지 않는 시기가 있어요. 그럴 때 혹시 갱년기가 되었나 생각해 보세요. 적게 먹고 운동하면 살 빠진다는 정설이 안 통하는 거죠. 몸무게는 그대로이고 근력은 떨어져 팔뚝, 허벅지 안쪽은 늘어지고 뱃살은 줄지 않고... 헬스로 근육은 아니지만 탄력이 조금 생기나 했더니 코로나로 헬스도 못했어요.

그렇게 3년을 지내니 근력보다 몸 여기저기가 아팠어요.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해서 목, 어깨, 날개뼈 부근의 등까지. 동네 괜찮다는 통증 클리닉을 다녔죠. 목부터 다리까지 전신 X-ray를 찍었더니 골반이 틀어졌고 척추도 심하진 않지만 휘었다고 했어요. 부항도 뜨고 침도 맞고 경락마사지도 받았지만 오히려 더 아팠어요. 보통 1시간이 걸리는 걸 매번 예약하고 실손 보험비까지 청구해야 하니 불편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낫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집 근처 필라테스가 낫겠다는 생각에 그룹 레슨은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1:1 개인 레슨을 10회 하기로 했어요. 물론 보험처리도 안 되는 것도 알지만 더 늦기 전에 내 몸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나를 위해 그 정도의 비용은 쓸 수 있고, 이 정도도 못 쓰면서 돈을 벌어 뭐 할까 싶은 온갖 자기 합리화될만한 건 다 붙여서 스스로를 납득시켰어요. 사실 그만큼 비용이 비쌌어요.


필라테스 2회를 하고 벚꽃이 절정이던 4월 초, 저녁 먹고 남편과 공원 산책 나갔다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발목이 완전 꺾이며 삐끗했어요. 다음 날 새벽 물 마시러 일어났는데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아팠어요. 발바닥부터 발목까지 통증이 올라오고 절로 악 소리가 나왔어요. 발목이 아닌 발등 인대가 끊어졌고 발목 인대도 안 좋다고 DNA 주사에 적외선, 찜질 등 물리치료까지 받았죠. 완전 깁스가 아닌 보조용품을 착용하고 최대한 발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데 다른 일정은 다 취소했지만 강의는 어쩔 수가 없어 보조 깁스를 하고 택시를 타고 다녔어요.


두 발로 걷는 걸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는데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겪어보고 깨달았어요. 한쪽 발에 무게가 실리지 않도록 걷고 무릎을 굽히지 않으니 특히 계단은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게 몇 주를 보내니 이제 발이 아닌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그렇지 않아도 틀어진 골반이 더 틀어진 거죠. 당연 병원만 다니며 필라테스도 못했죠.


6주가 지나고 다시 필라테스를 시작했어요. 첫 회에 앞, 뒤, 옆 전신사진을 찍어보니 내 몸이 앞으로 쏠려있고 좌우 어깨, 골반, 다리가 위치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오른쪽 발목이 특히 바깥으로 향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오른쪽이 삐었고 예전에도 계단 내려오다 넘어져 오른쪽 다리가 다쳤던 거였어요. 오른쪽 엄지발가락과 안쪽으로 힘이 안 들어가고 서 있을 때도 바깥으로 디디고 있었던 거죠. 쉰이 넘어서야 내 몸이 아픈 이유도 몸이 균형이 맞지 않다는 것도 그래서 반복되는 통증이 생겼다는 것도 알게 된 거죠.


나에게 맞는 자세 교정을 위한 운동을 하고 평소에도 코어 근육에 힘을 주며 생활했어요. 앉을 때도 골반을 세워 안고 걸을 때도 발바닥에 힘을 주고 디뎠어요. 10회를 하고 다시 10회를 연장했어요. 필라테스는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영국의 랭커스타 포로수용소에서 근무하던 요제프 필라테스(Joseph H. Pilates)가 포로들의 운동 부족과 재활 치료, 정신 수련을 위해 침대와 매트리스 등 간단한 기구만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필라테스 10회 하면 자신이 알고 20회 하면 다른 사람이 안다.”는 말을 들려줬어요. 주 1회 50분 레슨이지만 평소의 생활자세까지 고치려고 하니 정말 달라지는 게 보였어요.


온몸을 쫙 달라붙는 레깅스에 티셔츠까지 입으니 내 몸이 더욱 잘 보이더군요. 민망한 옷차림은 그냥 무시하면 돼요. 보는 이의 눈 보호를 위해 가림용 옷 정도면. 갱년기로 여기저기 아프고 근력은 고사하고 살도 빠지지 않았는데 필라테스로 모두 해결됐어요. 이제 20회 중 1회만 남았어요. 이제 근력을 위해 강도를 올려야 한다는 데 날도 더위가 가시고 있으니 남편과 공원으로 아침 조깅을 시작하려고 해요. 갱년기 운동요법은 의사들도 권하는 것 중 하나예요. 저 역시 운동이라면 걷기 정도였던 사람이에요. 아프니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각자에게 맞는 운동 루틴을 만들고 하다 보면... 아시죠? 자기 조절력이 생긴다는 것. 내 몸의 변화를 내 눈으로 확인하니 자신감도 생겨요. 그러니 무엇이 되었든 꼭 해보세요~



갱년기와 함께 살아가기 3탄 - 바쁘게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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