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차 번역가를 오래 지켜본 글쓰기 모임장의 인터뷰 (1)
누구도 청탁하지 않았지만 써 보는
8년 차 번역가를 오래 지켜본 글쓰기 모임장의 인터뷰 (1)
번역가, “인생의 귀인은 인스타그램에서”
우리는 어느 바쁜 평일에 만났고, 조금 오래 앉아 있었다. 본업이 바쁜 와중에도 커피를 손에 쥐고 만난 우리는 바로 글 쓰기 모임장과 참여자다.
어느 날 서울에 사는 내 친구가 평소 자기는 SNS를 하지 않는데, 음식점에 가서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면 서비스를 준다길래 가입했다고 했다. 반면 평소에 나는 서비스가 아니라 기회를 인스타그램에서 찾는다. 자세히 쓰자면 내 꿈에 부스터를 달아 줄 귀인을 찾는다. 그것도 인스타그램 유저들의 수많은 글 사이 틈틈이 뜨는 광고들 사이에서. 평소에 글 쓰는 업을 지닌 사람들의 글에 '좋아요'를 많이 눌렀더니 글 쓰기 모임 모집 광고가 많이 뜬다. 내가 2023년부터 활동해 온 글 쓰기 모임 “사각사각”을 알게 된 것도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서였다.
번역도, 글 쓰기도 온라인 진행을 전제로 할 때가 많으므로 자신이 배우거나 새로운 지식을 얻고 싶을 때 온라인을 활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나 또한 번역 컨설팅을 통해 번역가로 한층 더 빨리 성장했다. 물론 이상한 업체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내가 활동하는 글 쓰기 모임 “사각사각”의 경우 모임 참여비가 부담 없고 활동하는 회원 수가 많아서 그래도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이때의 인연이 2026년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매주 글 한 편을 써야 한다는 쉽지 않은 미션을 지키려면 나도 노력해야 하지만, 이러한 규칙을 만든 사람도 든든하게 존재하여야 한다. 이를 오랜 시간 동안 이어 온 글 쓰기 모임 “사각사각”의 모임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쓰지 않아도 모두 알리라. “모임장님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는 말을 마치 밥을 먹듯이 자주 듣는 그는 ‘브런치 작가 준비 모임’, ‘브런치 북 만들기 모임’, ‘한 달 손 글씨 쓰기 모임’, ‘서평 쓰는 독서 모임’, ‘공모전 도전 모임’…. 수많은 모임을 운영하며 매번 온라인 줌에서 모일 때마다 꾸준히,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귀인의 존재는 없을 때 더더욱 그리워질 테다. 그래, 그렇다면 있을 때 더 잘해야지. 있을 때 잘하는 법 중에는 그를 기록하는 것도 있지 않은가. 이 인터뷰 기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번역과 글 쓰기 모두 키보드를 두드리며 쓰는 일,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야 하는 일이다. 실제로 번역가 동료 중에서는 글도 쓰는 사람이 많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창작 활동에 관하여 질문했다.
① 첫인상
Q1. 처음 저를 봤을 때 어떤 사람이었나요?
기억난다. 왜냐하면 당시 코로나로 모임 운영이 녹록지 않던 때였기 때문이다. 당시 강사로 유명한 박미경 강사도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온라인 줌으로 글 쓰기 모임을 진행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때 연경 씨는 일본 여행 간 내용을 소설로 썼다. 물론 소설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소설로 잘 풀어내는 모습을 보고 내면을 잘 다루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소설이라고는 해도 결국 자기 이야기가 투영되지 않는가. 사실 자신의 감정을 글로 쓰고 이를 공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처음 만났을 때 이미 그것을 하고 있었다. 내가 힘들 때 공개적인 글로 써 내려가면서 이를 치유하고 풀어가는 방법을 안다고 생각했었다.
Q2. 번역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저는 어떤 인상이었나요?
일단 직관적으로 멋있다고 생각했다. 번역이나 통역 같은 외국어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주는 멋이 있다.
그리고 글 쓰기 모임에서 자주 만나면서 연경 씨와 번역이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번역이라는 게 하다 보면 다양한 주제를 다뤄야 한다고 알고 있다. 연경 씨는 기업 문서, 관광,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다 한다고 들었다. 이렇게 폭넓게 다루려면 시야가 굉장히 넓고 관심사 또한 다양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대화를 나눠 보니 연경 씨가 그런 사람이었다.
모임을 하며 수많은 사람을 보니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사람도 많았다. 현실적인 문제와 내 눈에 보이는 것들, 당장 나와 연관된 일에만 관심 있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번역을 하려면 나와 무관한 이야기라든지, 평소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에도 관심이 있어야, 그리고 평소에 어느 정도의 인풋이 있어야 번역을 받았을 때 맥락과 뉘앙스를 쉽게 캐치할 수 있다. 그래서 평소에 관심사가 넓은 분이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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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가 주는 틈새 정보
1. 번역가를 멋있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하는 번역이 마감에 쫓기고 때때로 눈물짓게 할 때가 있더라도 번역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좀 멋있다. 번역가를 하다 보니 주변에서도 이렇게 생각해 주는 이들이 많았다. 나는 8년 차가 되자 그것 또한 번역가가 받는 긍정적인 시선이라고 즐기게 되었다. 어차피 무슨 일이든 일은 모두에게 쉽지 않다. 번역가 지망생이라면 ‘번역가 선생님’이 겉으로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길.
2. 번역가에게는 인풋이 상당히 중요하다. 의료라든지, 관광이라든지 자신이 가장 잘 다루는 분야가 있지만 그래도 번역하다 보면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된다. 특히 일본어처럼 공급자가 많은 언어는 더욱 일을 받을 때 시선이 열려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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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오래 보며 느낀 점
Q3. 제가 글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 편인가요? 번역가인 저는 작가인 저와 닮은 것 같나요, 다른 것 같나요?
글을 대하는 태도도 번역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 쓰기가 본업은 아니니까 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진지하게 글을 쓰려고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어떠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혹은 나를 좀 이해하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을 넘어 성실하게 쓰려고 한다. 잘 쓰고 싶어 하기도 하고. 번역과 글 쓰기는 큰 틀에서는 창작이라는 비슷한 맥락이 있다. 그러다 보니 더 진지하게, 오래 임하는 게 아닐까 싶다.
Q4. 아까 “연경 씨는 시야가 넓다”라는 말을 했는데 모임장도 엄청납니다. 얼마 전 모임을 할 때 아주 어린 분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는데요. 아주 어린 분이어서 티를 내지 않았지만 놀랐는데, 모임장님은 이러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다른 글 쓰기 동료들의 호응과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이러한 넓은 시야에서 나를 보았을 때 내가 더 성장하려면 추천해 줄 말이 있을까요?
사실 이미 좋은 것들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글에 피드백이 있으면 이를 아주 빨리 수용하고 반영한다. 나의 글을 이렇게 공개하고, 나의 이야기를 알리고 블로그나 브런치에 공개적으로 포스팅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글을 쓰려면 필요한 작업인데 기꺼이 마주할 용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번역할 때도 필요하지 않을까? 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용기. 즉 새로운 것을 향한 수용력, 지속력, 용기가 필요하다.
단 연경 씨뿐만 아니라 모든 글을 쓰는 분들께 드리는 이야기가 있다. 글 쓰기 실력이 좀 더 성장하고 싶다면 스스로 내 글을 평가하고, 다음 글에 개선하고 싶은 부분에서 조금 더 시도해 보자. 매번 선생님, 코치가 있어서 글을 봐줄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스스로 발전해야 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매번 똑같이 쓰면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한 편, 한 편 쓸 때마다 조금씩 느낀 아쉬움이라든지 다음번에는 더 도전해 봐야지, 이런 표현을 써 봐야지, 글의 도입부를 이렇게 열어 봐야지, 이런 식으로 마무리를 지어 봐야지 등 생각한 부분을 조금씩 시도해 보는 거다. 이렇게 하면 좋다고 평소에 자주 말한다.
번역도 마찬가지일 테다. 좋은 번역이 무엇인지 고찰하는 것, 내가 공부해 둔 것을 알차게 갖추고 있을 것, 이를 기준으로 스스로 평가하면서 이번에 만족스럽지 못했던 점, 아쉬웠던 점 등을 개선하려고 조금 더 시도해 보는 것. 이러한 면을 갖춘다면 글 쓰기나 번역에서 더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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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가 주는 틈새 정보
나는 조금 번거롭더라도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업무가 어땠는지 짧게 메모를 남겨 둔다. 이번에 어떤 일을 진행했는지, 어떠한 이슈가 있었는지,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적어 두면 생각이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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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주에 2편으로 찾아오겠다.
2편에서는
AI와 번역가 이야기
좋아하는 일을 하는 우리, 괜찮을까?
프리랜서에게 중요한 건강/워라벨
번역가 겸 작가로서의 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다.
<소개>
언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8년 차 번역가.
일본어, 중국지역통상학, 경영학을 공부했다. 이후 일본어 번역가로서 출판, 비즈니스, 영상,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본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하며 저서로 ⟪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공저), ⟪New Square 01 일상적 글쓰기의 기쁨과 슬픔⟫(공저), 번역 매거진 ⟪번역하다⟫(공저), 역서로 ⟪일단 나부터 칭찬합시다⟫가 있다.
<글 쓰기 모임 "사각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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