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일)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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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 "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는 골목길에 자리 잡은 가게 곳곳에서, 이 노래가 스테레오로 울려 퍼진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벚꽃들이 눈부신 자태를 빛내며, 봄바람에 솜털 같은 꽃잎을 날리며 우아하게 흔들린다.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가수가 어느 예능 프로에 나와서 말했다. 이 노래 덕분에 먹고산다고... 봄이 오면 저작권료가 벚꽃처럼 활짝 핀다고.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 기꺼이 저작권료를 내고 들을만한 노래임에 틀림없다. 노래는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을 선사한다. 까마득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잊힌 사람을 다시 소환해, 상상 속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게도 한다. 노래 한 곡이 시작되고 끝나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그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는 마음의 위로와 치유를 선물한다. 봄날의 산책 같은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나 또한 이 봄의 주인공이 된 기분에 빠져든다. 딱히 만날 사람이 없어도, 근사한 곳으로 가지 않아도, 귓가에 흐르는 이 노래에 맞춰 발걸음을 옮기며, 길가에 핀 벚꽃들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 나를 위한 봄날의 멋진 이벤트가 완성된다. 돌아오는 길에, 향긋한 과일향이 짙은 샤도네이를 한 병 사야겠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과 꽃들을 벗 삼아 한잔하고 싶은, 봄날의 어느 일요일 오후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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