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으로 3장은 깔아야죠 ” 모 예능프로그램에 출현한 곱상한 인상의 한 발라드 가수가, 삼겹살과 목살이 지글지글 구워지는 무쇠 불판 앞에 쪼그려 앉아, 노릇노릇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냉큼 집어 들며 말했다. 상추를 너무나도 좋아한다는 그는 아기 손만 한 적상추 3장을 손바닥 위에 펼치고 고기를 올린 후 돌돌 말아 입속으로 야무지게 쑤셔 넣었다. 금세 양볼이 알사탕을 문 것처럼 빵빵 해졌다. 연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우걱우걱 씹다가 꿀꺽하고 삼켰다. 내 생각엔 고기 맛인지 상추 맛인 모를 것 같아 보였는데, 그는 이렇게 먹어야 제 맛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이야 말로 상추의 시즌이다. 한 소쿠리에 수북하게 담긴 상추가 2천 원이다. 그 발라드 가수처럼 3장씩 통 크게 밥이든 고기든 싸 먹어도 충분히 남을 양이다. 그래... 오늘은 생각난 김에 쌈밥이다. 쌈밥으로 말할 것 같으면... 별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 뚝딱 하기도 좋고, 늘 야채가 섭취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신선한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게 한다. 어디 그것뿐이던가…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는 포만감을 주어서 밥을 덜 먹게 한다고 하니 이 쌈밥이야 말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메뉴이다. 나는 고기 대신에 밥 위에 두부를 올리고 쌈을 싸 먹는데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그리고 정말로 금세 배가 불러온다. 양배추 쌈 또한 두부와 함께 먹으면 마치 두부를 넣은 강된장을 곁들여 먹는 맛이 난다. 슬슬 더위가 실감 나는 요즘, 벌써부터 푹푹 찌는 여름이 두려워지지만 그래도 파릇파릇 야채들을 싼 가격에 먹을 수 있어 좋다. 어머님이 새벽에 따왔다는 상추 한 바구니와 풋고추를 사들고 괜스레 히죽히죽 웃어본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