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언제나 조금 힘들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더워질 거라는 뉴스를 보면 다가올 여름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더위에 생각나는 게 수영이다. 일시적이기는 해도 물속에서 수영을 하는 시간만큼은 그래도 더위를 잊을 수 있다. 매해 여름마다 수영을 하러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기만 해도 시원한 수영장의 풍경이 생각나기는 한다.
부모님의 말씀에 따르면 어릴 때 나는 물을 조금 무서워했다고 한다. 아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처음 수영을 배우러 수영장에 갔을 때도 겁을 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그렇기에 수영을 배우러 가는 게 별로 즐겁지 않았다. 처음에는 물에 뜨는 것도 잘 되지 않아 꼭 물에 빠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한동안은 여전히 물에 대한 공포감을 가진 채 수영을 다녔었다.
수영장의 환경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물에도 뜨기 시작하면서 물에 대한 공포는 조금씩 사라졌다. 그렇다고 수영이 엄청 흥미롭게 느껴지는 건 아니었다. 운동이라는 게 사실 힘들고 하기 싫은 날도 많지 않은가? 당연히 처음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보다는 재미를 조금 붙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힘들다는 인식이 더 강했다. 그래도 몇 개월 동안 강습을 받고 실력도 조금은 향상이 되었다.
하지만 실력의 향상과는 별개로 점점 수영을 배우는 게 싫어졌다. 무언가를 배우다 보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정체기가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 고비를 잘 넘기지 못했던 것 같다. 수영을 그만 배우고 싶다는 나에게 부모님은 조금만 더 해보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계속 그만 다니고 싶다고 고집을 피우니 어쩔 도리가 없으셨을 거다. 나는 결국 수영의 모든 영법을 배우지 못하고 수영강습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니 어릴 때 모든 수영 영법을 배우지 않은 게 조금 후회가 되었다. 특히 멋있게 접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아 그때 조금만 참고 접영까지 배웠어야 했는데... 수영장 생각이 나는 여름이 되면 항상 이런 생각을 하는 나다.
또 하나 이와 비슷한 맥락이 피아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4~5년 정도 피아노를 배웠다. 그런데 피아노 역시 어느 순간 확 어려워지는 시기가 있다. 수영과 마찬가지로 나는 피아노에서도 이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 당시 나는 거의 매일 피아노학원 갈 시간만 되면 오늘은 피아노학원 가기 싫은데 안 가면 안 되냐고 엄마께 말했다고 한다. 진짜 그랬었나? 기억이 희미하기는 하지만 그때 내가 피아노학원을 가기 싫어했던 건 사실이다. 결국 그렇게 피아노학원 가기를 거부(?)하는 나의 의견을 들어주셔 얼마 지나지 않아 피아노학원을 그만두게 되었다. 사실 그 당시는 이제 피아노학원을 안 가도 된다는 사실에 한동안은 기뻐했었다.
그런데 피아노를 중간에 그만 배운 것도 어른이 되고 나서 보니 참 아쉬웠다. 그때 조금만 더 참고 다녔으면 지금 멋있게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멋있고 부러울 수가 없다.
어릴 때는 왜 그렇게 끈기가 없었는지... 사실 접영을 못하고 피아노를 능숙하게 치지 못한다고 해서 사는데 큰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수영과 피아노를 더 오래 배우지 않은 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