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다비 Dec 08. 2023

목사 아내의 조건 - 사랑만으로 살 수 없어


목사의 아내가 갖춰야 할 조건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누구는 사모니까 매일 기도를 최소 몇 시간씩은 해야 한다는 둥

유아교육학, 심리상담학, 교회음악학 등을 전공한 자라야 남편을 뒷받침해 사역을 잘 도울 수 있다는 둥

힘이 세고 요리를 척척 해내야 주일 예배 끝나고 밥을 잘 지을 수 있다는 둥

사람 얼굴을 잘 외워서 예배에 누가 안 나왔는지 체크가 되고, 심방 갈 때 성도들 기억을 해야 된다는 둥

목사님이 놓치는 부분까지도 뒤에서 다 커버하는

숨은 실력자여야 한다는 둥

부족한 재정을 감당할 수 있게끔 생활력이 강한 여자여야 한다는 둥


백 명이 있으면 백 스무 개의 조건이 나열될 것이다.



결혼 전에 고백했다.

나는 오빠를 정말 좋아하고 전에 누군가를 좋아해 본 감정들은 다 하찮고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오빠를 진짜 찐사랑 하지만 솔직히 난 사모로 살아갈 자신이 없다고.

그런 건 단 한번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가 대답했다.

자기는 아내 될 사람에게 바라는 거 하나라고.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쉴만한 품을 내어줄 사람

자기가 온 평생 동안 전심으로 사랑할 사람

그게 너라고. 넌 아무 걱정 말고 따라오라고.


를 믿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의 전공이, 어쩌다 보니 신학이었을 뿐'

하는 스탠스로 시작한 전도사 아내로서의 결혼 생활이 어떠했을지 상상에 맡기겠다.


매일 매일이 험난한 가시밭길이었다.

나도 교회에 설교 듣고 은혜받으러 왔는데 성도들은 내게 무언가 특별한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고 원했다.

자기 자식 며느리보다 한참 어린 내게

자기를 온전히 용납하고 품어달라고 했다.





#드릴 게 없어서_죄송합니다







즐겁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하트(라이킷) 버튼을 꾸욱 눌러주세요! 브런치는 조회수나 좋아요로 수익이 생기는 구조가 아니라서, 하트라도 많이 눌러주시면 작가가 다음 글을 창작하는 데에 기부니 조크등요♡


이전 03화 남의 선녀옷 입은 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