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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새들은 어디에서 잠드는가?

오늘을 훔쳐가는 행복도둑을 잡아라

새들이 바빠진 걸 보니 봄이다. 

비둘기, 까마귀, 참새, 까치, 직박구리 등등 너 나 할 것 없이 높은 소리로 울어 대며 빠르고 분주하게 날아다닌다. 높고 빠른 새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도 설레고 조급해지는 것이 봄이 오는 속도인 듯하다. 예전부터 나는 도시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새들을 보며 몇 가지 질문이 있었다.  대략적인 추측은 되지만 어느 누구에게서도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한 내 마음속 궁금증 세 가지, 한번 풀어보려 한다. 


첫째, 어린 새들은 어디에 있는가?

흔히 보는 새들의 모습은 보도블록에서 무언가를 쪼아 먹거나 가로수 주위를 날아다니거나 삼삼오오 떼를 지어 걷는 새들의 모습이다. 이들은 모두 다 자란 상태이고 사람으로 치면 성인인 셈이다. 새는 조류이니까 알에서 태어날 텐데 태어나서 성체가 되기까지의 새들의 모습을 인간인 내가 목격한 적이 없다. 사람으로 치면 아동 청소년 새, 영유아 새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 다 큰 새가 되기 전까지 둥지에서 생활하는 것일까?  아마 그러리라고 추측은 되지만 아동청소년 새가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가끔 궁금해진다. 


둘째, 밤이 되면 새들은 어디서 잠드는가?

아마 둥지에서 잠들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런데 돌아다니는 새들의 모습은 자주 보이고 숫자도 매우 많은데 새들이 사는 집, 둥지는 도무지 눈에 띄지 않는다. 길을 걸을 때 만나는 수많은 비둘기, 까마귀, 까치는 밤이 되면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도시의 나무에 둥지들을 마련해 두고 있는 것일까? 가로수가 이 많은 새들을 수용가능한 것인지, 아님 멀리 야산에 있는 나무들에서 사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날아다니는 새들, 먹이를 먹는 많은 새들이 밤에 길이나 가로수 가지에 앉아 노숙을 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어딘가로 텐데 그 어딘가가 어디인지 가끔 궁금하다. 


셋째, 자연사한 새들의 사체는 어디에 있는가?

새들이 죽으면 그 사체는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가끔 로드킬 당한 사체 몇몇을 빼고 죽은 새를 본 적이 별로 없다. 이 수많은 새들 중에는 분명 수명을 다하고 노화하여 자연사한 개체가 있을 텐데 적지 않은 수로 추정되는 사체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새는 사람과 함께 공존하는 생명체 중에 제법 개체수가 많은 종인데 그 많은 새들이 무덤도 없고 화장장도 없고 어디에서 죽음을 맞이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어쩌면 자연이 아닌 도시의 새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마음일 수 있다. 새들의 주거인 둥지를 가까이서 보기 힘든 도시이기 때문에 가져보는 의문이기도 하다. 이런 궁금증, 나만 가져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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