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88

2022.10.22 문효치<망해사>

by 박모니카

어제 오전은 책방대신 남편과 풍경사진을 찍으러 만경강과 동진강으로 향했지요. 강 말미에 우거진 갈대밭, 갯벌, 철새들, 야생꽃을 찍으며 오랜만에 부부가 가을소풍을 나선거죠. 저녁놀이 아름다운 심포 가는길에 망해사(望海寺)가 있는데요, 처음으로 주지스님과 오랫동안 담소를 나눴지요. 원래 있던 물길이 달라져 생태계와 환경이 파괴되었다는 얘기부터 망해사의 전설, 풍경을 읊은 시인에 이르기까지 즐거웠습니다.

500년 된 팽나무 두 쌍과 청조헌, 낙서전 등 소담스럽고 아담한 절의 얼굴과 풍경이 아름다웠어요. 해무같은 구름과 갈대밭, 노니는 백로를 보고 있자니, 절이 세워졌다는 삼국시대의 풍광과 옛날 사람들까지 궁금해지더군요. 토막같은 여행이었어도 하루의 시작을 초록불로 충전시키기에 충분했어요. 10월이 한 주일 남은 주말이네요. 깊어가는 가을의 속삭임이 들리시나요. 어디론가 떠나보세요.

오늘의 시는 문효치시인의 <망해사>. 봄날의 산책 모니카.


망해사 - 문효치

-聽潮軒(청조헌, 바다소리를 듣는곳)-


염불이 끝나고

스님 두어 분

방금 바다에서 건져온

파도 소리 하나

반질거리는 방바닥에 굴리며

귀 기울이고 있네.

어느새 들어온

달빛, 물감 풀어 바르며

함께 듣고 있네.

키 작은 맨드라미

발돋움으로 문틈에 매달리고

큰 바다의 파도 소리들

청조헌 방안으로

목을 늘여 넘겨다 보네.

10.22 망해사1.jpg 강 위 백로를 보며 여스님과 이런저런 얘기했어요
10.22망해사2.jpg 500년된 팽나무 두 그루
10.22망해사3.jpg 앞 산이 바로 군산의 청암산이라네요. 지척이네요.
10.22망해사4.jpg
10.22망해사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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