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이 필요한 이유
초등학교에 가고부터는 아빠가 내 책상을 놔주셨다. 아빠도 늘 너저분한 집 한편에 아빠만의 책상을 두었다. 그곳에서 의자를 135도 정도 기울여 담배를 태우거나 커피를 마시며 무언가를 하고 계셨다.
책상은 솔직하다. 조금이라도 신경 쓰지 않으면 어느새 잡다한 물건들로 뒤덮이곤 한다. 내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책상에 앉는다. 못했던 과제를 하기도 하고 무언가 쓰고 싶은 욕망에 이끌려 분주히 적기도 한다. 하루 중, 그 시간이 무척이나 즐겁고 짧게 느껴진다.
아빠처럼 담배는 태우지 않지만 종종 맥주 한 캔을 올려두고 책을 읽기도 한다. 시끌벅적한 일상 끝에 온전한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나이가 들고 행여나 가난한 삶을 살지라도 책상 하나는 두며 살고 싶다.
책상이 주는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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