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절대 후져질 수 없는 이유

by 식이타임

아들이 뜬금없이 말했다.

“아빠 좋아, 아빠 멋져!”


이 맛에 아이를 키우는 건가? 언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건지. 아들의 이유 없는 사랑에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순간을 느낀다.


아들처럼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하고 멋지다고 말해주는 존재가 또 있다. 우리 반 아이들이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만큼이나 긴 시간을 공유하는 아이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해 준다. 끊임없이 말을 걸고 자신이 해낸 것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귀찮을 때도 있지만 녀석들을 보고 있자면 이만큼 복에 겨운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내가 슈퍼맨인 줄 안다.

“선생님 덩크슛 할 수 있어요?”

“뛰어서 책상 다섯 개 넘을 수 있어요?”

“100미터 10초 만에 달릴 수 있어요?”

농담으로 ”당연하지! “하면 ”우와! “ 한다.


그래서 어떠한 순간에도 후져질 수 없다. 길거리에 침을 뱉는 다던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던지, 분리수거를 대충 한다던지. 왠지 아이들이 옆에서 보고만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인생. 제법 든든하다.

keyword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