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계절이라도 좋을 나무 보는 즐거움
식물리에서가 3월 북큐레이션 '산책하기 좋은 날'
매월 하나의 주제로 서가의 책을 준비합니다.
산책하기 좋은 계절인 봄을 맞이하여 3월은 '산책'을 주제로 책을 선정했습니다.
선정한 책은 매주 한 권씩 추천과 리뷰를 전합니다.
매월 책과 함께 '즐길거리'도 챙겨드려요(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
식물리에서가 3월 책목록
<공원의 위로> 배정한 지음, 김영사
https://brunch.co.kr/@sikmmulier/123
<식물 산책> 이소영 지음, 글항아리
https://brunch.co.kr/@sikmmulier/124
<나무 따라 경주 걷기> 김재웅 지음, 마인드큐브
<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지음, 문학동네
#식물리에추천
#산책 #역사여행 #경주여행
1. 여행을 통해 나만의 삶의 속도를 찾아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리고
2. 여행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한데, '역사'를 테마로 여행을 다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신라의 1000년을 품고 있는 경주의 역사 이야기와 더불어 역사 속 현장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지키고 있는 나무 이야기가 실려있다. 나무를 따라 산책하듯 경주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쫓아가기 바빴던 일상의 속도는 잠시 잊히고 나의 발걸음 속도에 맞춰 일상이 재정비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가 추천하는 16가지의 경주여행 코스 중 하나를 골라 당장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따뜻한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경주의 나무들이 꽃과 잎을 피워내며 반갑게 맞이해 줄 것이다.
p.11
경주의 나무와 숲길을 산책하면서 내 삶의 속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삶의 속도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내 삶의 속도에 맞추는 자유로운 산책이 정말 소중합니다. 어쩌면 잃어버린 내 삶의 속도를 찾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지도 모릅니다.
나무 따라 경주 걷기
지난해 4월, 경주에서 반나절을 보낼 기회가 있었다. 이제 막 푸릇함을 자랑하기 시작한 경주의 나무들은 다양한 초록을 띄었다. 특히 길을 따라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낮은 산들은 여러 연둣빛들을 품은 캔버스처럼 보였다. 높은 건물이 없어 어디를 가도 탁 트인 시야가 저절로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반나절의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기에 올해 봄, 다시 경주를 찾을 계획이었는데 마침 보물 같은 이 책을 만났다.
p.8
나는 삶의 무게가 버거우면 무작정 경주의 나무와 숲으로 달려갑니다. 나무와 숲 속에 자리한 경주는 지친 내 어깨를 언제나 포근히 감싸주기 때문입니다.
'나무인문학자'인 저자는 긴 세월 한 나라의 수도로 자리해 온 경주를 다양한 나무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지난봄에 경주는 어딜 가도 나무가 크고 굉장히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책을 따라 경주를 돌아보니 온 도시가 유적지인 곳으로 나무들 오래되고 클 수밖에 없었다. 문화유적인 왕릉과 절을 둘러싸고 오랜 세우러 그곳을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기에 사연도 다양하고, 자라는 모양새도 건물 사이에서 경쟁하며 자라는 나무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저자가 소개하는 나무 산책 코스는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주로 평지를 따라 걷는 것이고, 하나는 완만한 산을 타는 코스이다. 경주의 유적들은 평지와 산을 가리지 않으며 다양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취향에 맞는 길을 선택하여 걸을 수 있다.
추천 코스 중 식물리에's pick
저자는 추천하는 16개의 산책코스 중 순전히 내 취향에 맞는 코스를 공유하자면 6장의 <낭산과 보문들판을 산책하다>, 9장의 <토함산 자락을 산책하다> 코스이다. 각 코스가 지닌 유적들도 궁금하지만, 평소 좋아하는 나무가 심겨 있기에 조만간 경주를 이 경로를 따라 다녀와볼 생각이다.
6장의 산책 코스 : 선덕여왕릉 - 중생사 - 진평왕릉 - 설총묘 - 보문사지 - 명활산성
추천하는 나무 : 동백나무, 회양목, 왕버들, 배롱나무, 생강나무, 겹벚나무
9장의 산책 코스 : 불국사 - 동리목월 문학관 - 영지와 영지석불 - 석굴암 - 원성왕릉
추천하는 나무 : 전나무 숲, 함박꽃나무, 영지 곁의 석불좌상의 붉은 꽃들, 소나무 숲
봄이니까 목련과 벚나무의 꽃을 기대해 본다. 만약 이 계절을 놓친다 해도 여름에는 배롱나무, 가을에는 은목서의 꽃들을 보고 향을 즐길 수 있으니 1년 중 어느 때에 가더라도 이 코스를 선택하려고 한다. 한 장소의 나무들을 여러 계절에 걸쳐 보는 것도 나무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이니, 이 참에 나만의 경주 산책 코스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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