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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물리에 Mar 26. 2024

걷는 사람, 하정우

나도 내일은 좀 오래 걸어봐야겠다.

식물리에서가 3월 북큐레이션 '산책하기 좋은 날'

매월 하나의 주제로 서가의 책을 준비합니다.
산책하기 좋은 계절인 봄을 맞이하여 3월은 '산책'을 주제로 책을 선정했습니다.
선정한 책은 매주 한 권씩 추천과 리뷰를 전합니다.
매월 책과 함께 '즐길거리'도 챙겨드려요(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


식물리에서가 3월 책목록

<공원의 위로> 배정한 지음, 김영사

https://brunch.co.kr/@sikmmulier/123

<식물 산책> 이소영 지음, 글항아리

https://brunch.co.kr/@sikmmulier/124

<나무 따라 경주 겯기> 김재웅 지음, 마인드큐브

https://brunch.co.kr/@sikmmulier/125

<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지음, 문학동네





식물리에 추천

#봄 #걷기 #산책


창 밖은 봄인데, 아직 나의 일상만 겨울인 것 같은, 하루가 찌뿌둥한 분들께 권합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요즘, 일교차만큼 하루를 대하는 기분도 오르락내리락할 때가 있습니다. 개운하지 않고 어딘가 찌뿌둥한 답답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면, 그런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산책'을 가장 추천합니다. 어디든 일단 밖으로 나가 햇살 아래에서 조금씩 걷다 보면 영원히 엉켜 있을 것 같던 문제들은 느슨해지고, 부풀기만 했던 마음속 답답함이 어느새 천천히 가라앉게 됩니다.


저자인 배우 하정우도 스스로 '걷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자신이 걷는 이유, 걸으면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책 <걷는 사람, 하정우>에 담았습니다. 저자의 걷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 '나도 오늘은 한 1만 보 정도는 걸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창 밖은 봄이 왔는데, 아직도 겨울 같은 일상을 보내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걷게 되고, 걷다 보면 어느새 봄꽃들과 산뜻한 바람들 덕분에 답답했던 마음이 말랑말랑해져 있을 거예요.



p.166
답이 없을 때마다 나는 그저 걸었다. 생각이 똑같은 길을 맴돌 때는 두 다리로 직접 걸어 나가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걷는 사람, 하정우


지인들과 하루에 10만 보 걷기에 도전하고, 시상식에서 국토대장정 공약을 하는 덕에(?) 걸어서 해남까지 다녀온 '걷기'에 진심인 배우가 있다. 걷는 사람 하정우이다. 스크린 밖에서 그의 일상을 보니 그는 먹고, 그림을 그리고, 걷는다. 아직 유명해지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이 걷기밖에 없었던 것 같은 시절에도 걸었다. 그리고 필모그래피에 여러 흥행작을 채우고 천만 배우가 된 후에도 여전히 성실하게 걷는다. 나아가 일종의 종교처럼 지인들에게 끊임없이 '걷기의 힘'을 전도하는 그는 걸으면서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자신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p.41
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것, 내 보폭을 알고 무리하지 않는 것, 내 숨으로 걷는 것. 걷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묘하게도 인생과 이토록 닮았다.



마치 내가 식물에서 인생을 배워가듯 배우 하정우는 걷기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한 걸음씩 내딛었다. 스크린에서 맡은 역할들을 너무 잘 소화해 내는 배우이기에 오히려 하정우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어쩌다 '산책'을 테마로 읽게 된 이 책을 통해 하정우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사골곰탕'같다고 느꼈다. 아주 진한데 동시에 굉장히 담백하다. 이 맛은 바로 그가 찬양하는 걷기에서 나온다. 묵묵히 걷는 행위를 통해 그는 끊임없이 우려 지고 있다. 걸으면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시간들이 그를 '하정우'로 만들었고, 만들고 있다.



p.10
사람마다 보폭이 다르고, 걸음이 다르다. 같은 길을 걸어도 각자가 느끼는 온도차와 통점도 모두 다르다. 길을 걸으면서 나는 잘못된 길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 더디고 험한 길이 있을 뿐이다.





저자는 걸으면서 '겸손'이라는 경험치도 얻었다. 사람들은 각자가 다르고 때문에 자신을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다른 이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에 맞는 신념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 그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작업을 해 나가겠다.'라고 자주 말한다. 이 단단함이 지금까지 배우 하정우가 있게 한 힘이고, 앞으로도 그를 버티게 하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걷기를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우선 이 책을 가볍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책을 통해  '걷는 취미'를 시작하게 된다면 걸으면서 각자의 삶의 힘이 될 수 있는 '뭔가'를 경험하거나 얻기를 바란다.


p.292
티베트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 혹은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기도한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 나가는 사람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내딛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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