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섬머 스쿨 이야기
이 맘 때쯤 되면 미국 엄마들은 매우 분주해집니다. 바로 아이들의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이지요. 한국과는 다르게 미국의 여름 방학은 거의 3개월, 무척 길어요.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6월 중순에 시작해서 9월 첫째 주가 되면 새로운 가을 학기가 시작됩니다. 제가 어릴 땐 여름 방학 동안 가족이 다같이 여행을 가거나 한 달 내내 놀다가 방학 끝나기 하루 전에 부랴부랴 방학 탐구 생활을 했던 기억뿐인데, 요즘은 다르겠지요? 여기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여름 방학 동안 섬머 캠프를 다닙니다. 정말 다양하고 재밌는 섬머 캠프들이 가득하지요. 그래서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엄마들은 아이들을 어디 섬머 캠프를 알아보고 등록을 하느라 바쁩니다. 우리 집 아이는 아직 데이케어를 다니는 덕분에 여름 방학이 따로 없지만, 아마 내년부터는 저도 바쁜 엄마 대열에 껴야 될 것 같아요.
이 섬머 캠프는 학교나 사설 교육 기관, 체육 시설 등에서 많이 열리는데, 여름 방학이 가까워져 오면 새로운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여름 프로그램을 웹사이트나 브로슈어에 소개합니다. 심지어 우리 아이가 다니는 데이케어도 섬머 캠프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마침 오늘 여름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에 대해 원장 선생님의 메일을 받았어요. 총 9주 동안 진행이 되는데 화요일엔 수영장, 목요일엔 현장 학습, 금요일엔 요리 수업 등 평소와는 다르게 좀 더 재밌는 프로그램으로 운영이 되지요. 이 기간만큼은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프로그램을 짜지 않으면 다른 섬머 캠프로 학생들이 떠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겠지요. 이 기간에는 이미 이 데이케어를 졸업했거나, 다른 시설에 다니는 아이들도 와서 등록할 수 있습니다.
전 이번 여름은 그냥 아이가 다니던 데이케어를 쭉 보내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지만, 나중을 위해 이것저것 정보를 찾아봤어요. 나중에 우리 아이는 어떤 섬머 캠프를 가면 잘 맞을까, 하구요.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시카고엔 정말 재밌는 섬머 캠프들이 많이 있어요. 이런 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저도 어렸을 적에 엄마를 졸라서 이런 재밌는 캠프를 왔으면 정말 좋았겠다, 싶었지요. 서른여덟 살도 받아준다면 당장이라도 등록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았답니다. 여기 제가 마음속으로 찜해놓은 시카고의 재밌는 섬머 캠프를 소개합니다.
제프 쿤스, 그랜트 우드, 조지아 오키프, 로버트 인디애나,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시카고에 있는 명문 아트 스쿨 SAIC 출신이라는 거죠. 가끔 SAIC 졸업 전시회를 가보면 정말 특색 있고 독창적인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이 학교의 학풍인 것 같아요.
바로 이 곳에도 4세부터 다닐 수 있는 섬머 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령별로 프로그램이 다른데 기본적으로 아트를 주제로 회화, 스케치, 조각, 디지털 아트 등을 아이들이 직접 경험해보면서 예술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가는 건지 배울 수 있지요. 이 곳이 마음에 들었던 건, 섬머 캠프 기간 동안 아이들은 매일매일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 가서 선생님과 그림 공부를 하는거에요. 미술관에 가면 아이에게 무슨 설명을 어디까지 해주는 게 맞을지 고민할 때가 있거든요. 괜히 쓸데없는 소리 했다가 재미없다고 두 번 다시 안온다고 하면 어쩌지 하구요. 하지만 이런 것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많이 한 선생님들과 동행한다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쉽게 미술관 나들이에 재미를 붙일 수 있겠지요.
http://www.saic.edu/cs/children/summercamps/
그 유명한 오바마 대통령 딸들이 다니던 학교, 시카고 대학교 부설 Lab 스쿨을 얼마 전에 다녀왔어요. 입학 설명회가 있었거든요. 이 곳은 명실공히 시카고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학교지요. 학생들이 직접 수업을 듣고 있는 시간 동안 스쿨 투어를 했는데, 선생님도, 시설도, 프로그램도 정말 상상 그 이상의 꿈의 학교였어요. 아이들이 정말 아이들답게 안전하고, 밝게 자랄 수 있는 그런 곳이었지요. 스쿨 투어에 같이 오지 못한 남편에게 '바로 여기네. 우리 동네까지 스쿨버스도 온다네!'라고 문자를 보냈어요. 비록 투어가 끝나고 Q&A 세션에서 '교수진, 임직원 가족이 아닌 일반 가족의 입학 비율은 어떻게 되느냐'라는 질문에 '안타깝지만 작년 기준으로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라는 입학사정관의 답변에 김칫국 마신 꼴이 되었지만요. 이 학교는 시카고 대학교 교직원 자녀 우선이기 때문에 기부 입학이나, 가족 중에 Legacy가 있는 경우 아니고서는 입학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요.
하지만 이 유명한 랩스쿨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여름에 운영하는 Summer Lab을 통해서죠. 이 학교는 영재 교육이나 선행 학습을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정말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시카고의 여름을 재밌게, 신나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아마 전 랩스쿨엔 지원을 안 할 테지만, 그래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섬머 캠프에는 꼭 한 번 보내보고 싶어요.
https://www.ucls.uchicago.edu/summer-lab
어렸을 적 미국 아이들 영화를 보면 항상 나오는 주제가 섬머 캠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었는데 그게 정말 재밌어 보였어요. 친구들이랑 선생님이랑 여름에 숲 속으로 가서 캠핑도 하고 액티비티도 즐기고 하는 것들 말이죠. 찾아보니 정말로 그런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어요. 시카고 근교에는 산이 없기 때문에 옆 동네 위스콘신에서 이런 섬머 캠프가 많이 열리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서 힘들겠지만, 나중에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면 친한 친구 몇 명이랑 이런 섬머 캠프를 가봐도 재밌는 추억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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