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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May 27. 2019

그 간의 버릇이다

오늘 날씨 비

용산역 앞 눈부시게 안 보이던 붉은 등이 빼곡하던

공터 위에 주황색 끈이 바람에 흔들린다

노랗지는 못한

여름이다 하는 말에

비가 내렸다

소매를 내리고

부끄러운 시간을 가지라며

한때 이곳에서는 

사람이 불에 타 죽었다

골프공이 

무죄한 출근을 시기하던 새벽

아 못 견디겠다며

그즈음 나도 이곳에 드나들었고

사람보다 나는 더 왼쪽에 서 있곤 했었지만

다 묻었다

무언가 잠시나마 바라보는 습관은 남았지만

울지 않았다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인사 없이 걸어온 길이

어디에 닿았는지 모른다

잘 친 도망은 방향이 없어야 한다

나의 소식은 내가 가장 먼저 발 문질러 지운다

그 간의 버릇이다

잘 쓰던 글을 지우고

애써 찍은 영화는 우습다

나는 다치지 않는다

사실 무엇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W 레오

Shreyas Malavalli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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