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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1월 눈 내리던 날

by 함문평

난 대방동 ㅇㅇ 중학을 다녔고 그녀는 서울 북쪽 ㅇㅇ여중을 다녔다.


중3연합고사를 치고 서울시 교육청이 뺑뺑이 번호 발표 전이라 서로 고등학교는 어디가 될 줄 모른 상태서 만났다.


첫 학원평가에서 나는 수학 최고점을 받았고 그녀는 영어 최고점수를 받았다.


국어는 내가 그녀보다 2점 높았으나 영어에서 내가 10점 이상 차이 나서 그녀가 학원 우수 장학생이 되었다.


장학금 받은 날 우리 반 남녀학생을 제과점으로 데려가 포식을 시키고 헤어졌다.


다들 잘 가라고 인사를 하고 나도 대방동 오는 전철 타느라 계단을 내려오는데 그녀가 문평아! 하고 불렀다.


너 지금 가지 말고 보신각에서 나랑 얘기 좀 해 해!


응!


얼떨결에 대답을 하고 속으로 겁이 났다. 내가 뭐 잘 못했나?


야, 너 나에게 수학들은 날만 그날 배운 거 내가 질문하면 설명해 줄래?


그 대신 내가 너 영어 쥐약이니 영어 공부시켜 줄게!


듣고 보니 좋은 생각이었다.

요즘 말로 상생 뭐 윈윈게임으로 여겼다.


그래서 다음날부터 수업 마치고 가는 척하고 지하철 계단 내려와 다른 계단을 돌아 ㅇㅇ학원 빈강의 실에서 나는 그녀에게 수학을 복습시켰고 그녀는 나에게 영어를 복습시켰다.


해가 바뀌고 고등학교 추첨번호 나오기 한주 전에 학원에서 불시 평가를 했다.


시험을 예고 없이 봐야 실력 진정한 학생 본실력 나온다는 원장 지시로 한 것이다.


정말 내가 잘 가르친 것인지 그녀는 수학 100 영어 100 국어 91이었고 나는 수학 100 국어 100 영어 80이었다.


빈 강의실 강의실문을 잠그더니 그녀가 기습 뽀뽀를 했다.

더한 것은 양눈에 눈물이 고였다. 자기 아버지가 강북의 모 학교 수학교사인데 수학교사 딸이 수학 못한다고 엄청 집에서 학교서 놀림받았는데 네가 아빠보다 수학 더 잘 가리키고 학원 수학 강사 최영수보다 네가 더 잘 가르친다고 또 기습하고 나를 포옹했다.


그녀는 강북ㅇㅇ 여고 배정되고 나는 흑석동 ㅇㅇ고등학교에 배정되어 고등학생이 된 후는 그놈의 대학입시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예비고사 본고사 다 마친 후에 만났다.


그녀는 ㅇㅇ대학교 수학교육과 합격을 했고 나는 ㅇㅇ대학교 낙방해서ㅇㅇ 학원 재수반 수강표를 들고 만났고 그것이 두 번째 키스고 작별의 키스였다.

ㅠㅠ 아~~ 옛날이여 다시 못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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