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올려먹다 깨달았다. 모닝빵은 그릇이다.
문득 편의점 크림빵을 계산을 하려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두툼한 빵에 크림빵 가득 넣어서 먹는 건데… 모닝빵이 더 싸겠다.
그렇다.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모닝빵이 있었다. 작지만 두툼하기는 마찬가지이고 안에 생크림만 추가해서 먹으면
그게 편의점 크림빵이었던 것이다.
당장 빵집으로 달려가 모닝빵과 생크림 한 통을 샀다.
끝도 없이 올라가는 게 내 몸무게와 물가인데 이럴 때일수록 아껴 살아야 한다.
모닝빵을 반으로 가르고 생크림을 주입하고
가능하면 남은 과일들 넣어서 한 입 가득 차도록 베어문다.
역시 클래식은 클래식이다.
아직 남은 모닝빵이 9개.
문득 얼마 전 사다 놓은 고급 브랜드 아이스크림 ‘엑설런트’가 떠올랐다.
그렇다 버터같이 생긴 엑설런트를 반으로 가른 모닝빵에 넣어본다.
차갑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 전체를 감싼다.
살짝 단 맛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 연유를 한 번 휙 하고 뿌려준다.
음. 은은하게 올라오는 우유향이 엑설런트와 모닝빵의 풍미를 올려준다.
이게 바로 아이스샌드 아닌가?!
이것도 모자라 몽쉘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본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누뗄라 조금 바르고 30초 살짝 데우고 위에 엑설런트를 올려서 먹어본다.
고급 디저트의 맛이 느껴진다.
이렇게 디저트로 배를 채울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파스타 소스를 바르고 치즈를 뿌려 돌려본다.
소시지까지 있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먹어 치운지가 오래라 그냥 토마토소스의 풍미를 느껴보기로 한다.
내가 알던 맛이다. 짭짤하면서 뜨거운 이맛.
그렇게 9개 남은 모닝빵을 한 자리에서 싹 비웠다.
체중으로 봐서는… 그냥 편의점 크림빵을 먹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저 부속재료를 더 사는 게 돈이 나갈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절약해서 가계에 도움이 되자라는 의미는 퇴색된 지가 어언 오래전.
그래도 다양하게 맛있어서 꽤 재미도 있었다.
만드는 것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으니.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사실.
이쯤 되면 모닝빵은 이용된 것이 아닐까?
그릇으로...?
뭐든 올려서 먹으면 맛있던데, 그릇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