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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May 02. 2024

꽃이 만발한 지구별

누가 잠자는 공을 깨웠는가






껌을 원 없이 먹고 왔음에도

땅이 마음은 언제나 미련 한가득.

너른 들판을 떠돌던 중에

꽃이 만발한 지구별을 만났다.

가까이 보니 큰 덩치가

알록달록 사랑스럽다.









땅이가 물고 내가 매달려도

어여쁜 꽃들이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어 끄떡없다.

장난꾸러기 강아지가 무한복제되어

사방을 다니며 꽃을 뜯고 있다.

이거 놀이기구 타는 듯한 설렘이 있는데?

철봉에 매달리기 하는 것처럼

어릴 적 운동회에 공 굴리기 하는 것처럼

흔들흔들 흔들 꽃바위처럼.




빙글빙글 돌던 꽃별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는가 했더니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꽃이 만발한 지구별이 자전을 하는 건가.

가만있어도 움직여도 재미있는 건 매한가지.

물고 매달리고 냄새 맡고

온갖 꽃들에 코를 넣어 냄새를 추적하던 땅이와 나는 

순간 멈칫 공에서 떨어졌다.

공이 구르기 시작했다.







달리자!

달려!


잠이 깬 꽃별이 뭐라 말을 하는 것 같다만

그걸 들을 여력이 없다.

우린 달려야 한다.

왜 갑자기 공포물이 된 것이지?








내 꽃 속에 껌이 숨어 있어.

껌 캐고 가.

놀자!

같이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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