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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May 12. 2024

비밀의 놀이터

구두로 만들어진 놀이동산








온 가족이 모여 놀 수 있는

비밀의 놀이터에 도착했다.

바닥에 네모난 다이아몬드가 있는 이곳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늘 드나든 듯 낯익고 마음에 꼭 든다.

그럴 수밖에. 내가 고른 바닥재..


정말 좋은 점은 

놀이기구를 블록처럼 쌓아 올릴 수 있다는 것.

고무로 된 놀이기구

지붕이 달린 납작한 놀이기구

색색가지 예쁜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우리를 반긴다.

뭔가... 신발을 닮은 놀이기구들이다.







아껴서 고이고이 모셔두었던 구두를 꼭 빼닮은 미끄럼틀이다.

여기에 우리 발자국이 있대도 작아서 들킬 염려는 없겠지.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미끄러져 내려와도 안전한 바구니 속.

쫀득한 곳을 기어 올라가면 

무한반복 미끄럼을 탈 수 있다.

줄 서 기다릴 필요 없는 이곳은 천국인가.





예측 불가능한 모양과 

아름다운 곡선으로 설계된 최첨단 미끄럼틀은

숨바꼭질에도 딱이었다.

숨바꼭질에는 영 소질이 없는 멍뭉이같으니라고.


땅이는 장화를 닮은

물방울 파란 동굴을 제일 좋아했다.

폭신하니 밟고 다니다 내려가면

스릴 넘치는 동굴 탐험도 할 수 있다.






여기서 나는 냄새가 좋아서일까?

봄비 냄새

질퍽한 흙냄새

비를 맞은 풀 냄새

반가운 냄새가 나겠지.


발꼬락 냄새도 나지?

특히 맨발이 닿는 슬리퍼에선.

가족들 냄새가 많이 나서 좋아?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신나게 놀고 난 후

정성껏 줄을 맞추어 정리를 마쳤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거라는 확신과 함께 

아쉽지만 이곳을 떠난다.


오르락내리락 실컷 뛰어놀았다.

아까 쉽게 뛰어내렸던 곳만 오르면 된다.

이게 이렇게 높았던가.

이런.. 몸이 말을 안 듣는구나.

땅아. 나 좀 끌어올려줘.

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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