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주-2
5월 19일 -바꾼 약 두 번째 복용
금요일(5월 17일) 오랜만에 친한 동생이 집에 놀러 와 수다를 길게 떨다 보니 새벽에 잠이 들었다. 다음날이 쉬는 날이니만큼 복용을 하지 않았지만 부담이 덜했는지 잠은 잘 왔고 오전까지 잘 잤다. 다음 날인 토요일(5월 18일)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약을 복용하지 않고 평소보다 약간 늦은 시간 취침해 오늘 제대로 이른 시간에 기상을 했다. 낮잠과 초저녁잠의 유혹이 엄청났지만 그때마다 청소를 하거나 뭘 먹거나 휴대폰을 보거나 하는 행동으로 잠을 최대한 저녁까지 미루고 버텼다. 오늘 저녁도 약 없이 무난하게 잠들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저녁이 되자 정신이 말똥해지고 시간은 점점 흘러갔다. 이때 약을 복용했으면 잘 수 있었을까?.
병원을 다니며 처방약을 먹기로 결심한 이상 그날의 상태와 무관하게 무조건 약을 먹는 게 맞는데 나는 자꾸만 스스로 자려는 생각과 약보다는 약하다는 멜라토닌을 먹으려는 시도를 했다.
이 날도 멜라토닌 젤리 두 개를 먹었다. 다행히 입면 후 잠시 얕은 잠을 잔 것 같았다. 그러나 한 시간 정도 지나 다시 눈이 떠졌고 그때부터 영 잠이 오지 않았다. 고민 없이 약을 먹었지만 그 후 잠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절망했다. 다음 날의 몽롱함을 줄이기 위해 약의 성분도 약해진 걸까? 잠깐 잔 것도 같은데 의식은 너무나 깨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지금 조금 잠을 자나 봐. 더 깊게 잠들어야 하는데.. 같은 의식과 기억이 너무 뚜렷했다. 오늘 아침에(5월 20일) 눈을 떴을 때는 몸이 무겁고 힘들어서 기상이 괴로웠다. 약 30분을 더 누워있다가 서둘러 나가야 했다.
오전 내내 머리가 너무 아프고 눈도 아프고 힘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오늘도 못 잘 것 같은 강한 예감마저 들었다. 내 불면이 이유가 없는 태생적 불면이라 했지만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강박과 불안으로 작용하는 것일까? 내가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걸 의식하는 것 자체가 불안증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어쩌면 이 아니라 나는 출근시간에 맞춘 기상에 대한 압박과 자야 한다는 강박에 불안증을 앓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불면도 이유가 없는 태생적 불면이 아니라 출근불안증 기상불안증 입면불안증인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출근을 안 하는 것 말고 이것을 고칠 방법이 있는가?
5월 20일-약 복용
10시부터 약을 먹고 누웠지만 입면에 오래 걸림. 시간을 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한 시간 걸린 느낌이다. 아침(5월 21일)에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눈이 일찍 떠졌다. 적용기간이 짧은 약을 쓴 탓일까? 이 현상은 다음 병원 방문 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일찍 눈이 떠진다는 것은 그만큼 수면 시간이 줄어든 것이라 너무 피곤해 몸을 일으키고 욕실로 가기 까지가 오히려 더 오래 걸리는 부작용이 있다. 오늘도 알람 시간보다 20분이 지나도록 누워있다 겨우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래도 어제보다 잠을 더 자서 몽롱함이나 피로함은 덜 했지만 이것은 어제 거의 못 잤기 때문에 오늘 더 잘 자고 더 개운한 게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