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중독자의 수면 집착 일지

여덟째 주

by 신나

6월 15일

어제처럼 11시경 쏟아지는 졸음에 스스로 입면하고 알람 시간대에 깼다. 주말이지만 평소 같은 패턴 유지를 위해 일찍 일어나 활동했다. 연속 이틀을 스스로 자고 다음날 나름 개운해서 모처럼 기분이 좋다. 자기 바로 직전에 타트체리 주스와 마그네슘도 먹을 생각이다


6월 17일

어제는 정말 평소대로 일어나고 활동했지만 역시나 주말이라 새벽 한 시까지 놀고 말았다. 늦게 잔만큼 오늘 아침 10시 30분까지 잤는데 긴 수면시간에 비해 몸이 너무 피곤하고 얼굴도 살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바로 외출해 땡볕에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쉬지 않고 마트, 다림질, 청소, 설거지 등 일처리를 하고 다녔다.

활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11시부터 매우 피곤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12시가 되길 기다렸다는 듯 약을 먹었다. 이제 이런 것으로는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일단 자는 것이 여러모로 훨씬 이득이라는 것을 안다.


6월 18일

병원을 다니기 시작한 후 세 번째 약인 이번 약은 입면 대기 시간이 짧고 다음 날 몽롱함이 덜 하다는 점에서 이전 두 가지의 약보다 꽤 잘 맞는 약이다. 이런 이유로 이 번 약을 계속 적용하기로 한 것이기도 하고. 그런데 어제는 약을 먹고도 긴 대기시간에 금세 또 불안해졌다. 이제 나는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확실히 불면 불안증이 있다. 이전까지는 태생적 불면증이 맞았더라도 이제는 불면불안증이 더 해진 것 같다. 11시만 되어도 하품이 나오지 않으면 초조하고 늦게 자게 될까 걱정된다. 당장 하루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고 고작 며칠 복용한 약임에도 혹시 내성이 생긴 것인가 하는 성급한 생각부터 든다. 그런데 내성이 이리 빨리 생길 수도 있는가? 더 먹어보고 진짜 내성이 생긴 것인지 봐야 할 것 같다.

긴 대기시간만큼 늦게 잠들었으니 아침은 알람을 두 번이나 늦출 정도로 힘들었지만 몽롱함은 없다. 아직까지는 지난 약들보다는 다음날의 부작용도 확실히 덜 하다. 뒷골이 땅기지 않고 눈알이 빠질 것 같지 않으며 어지러움이 줄어든 것만 해도 얼마나 편한가를 생각하자고 징징대지 말자고 스스로 주입시켜야겠다.


6월 20일

전날 조퇴로 깨끗이 씻고 오후 4시부터 누워있게 되었다. 밤에는 그렇게 안 오는 잠이 낮에는 누워만 있으면 졸음이 쏟아진다. 일어나 있으려 했지만 행동하기 전에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눈을 뜨니 7시 40분경,, 거의 네 시간을 자버린 샘이다. 저녁식사까지 늦어지게 되니 밤에 얼마나 잠이 안 올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11시쯤 마그네슘도 먹고 30분의 간격을 두고 처방 약도 먹었지만 체감상으로 거의 못 잔 느낌이다. 물론 거의 한 시간 반을 뒤척거리다가 잠이 들기는 했는데 의식이 또렷했고 꿈이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자야 하는데 왜 자꾸 꿈이나 꾸고 그러니 빨리 깊게 좀 잘 들어라 제발.. 하는 의식이 너무 생생했다. 아침은 마치 전혀 잠을 자지 못한 사람처럼 피곤했다.

약이면 낮잠을 조금 잤더라도 저녁이면 수면마취처럼 잠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려고 굳이 약까지 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단순한 무논리의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약이 더 위험한 것이겠지만 짧은 수면이 될 게 뻔한 순간에 필요한 게 또 약인지라 내성 타령에 이어 효과 의심까지 들게 만든다.


6월 21일

모처럼 잠을 길게 잘 자서 눈의 피로도가 적고 체력도 머리도 맑아진 기분이다.

일주일 간의 피로누적으로 인해 어젯밤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11시경 잠이 들었다. 어제 아침부터 너무 피곤해서 오늘 한 시간 지각을 미리 상신을 해 두어서 다른 날 보다 한 시간을 더 잘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되었다.

약 한 달 후에 긴 연수가 예정되어 있는데 연수 참가 서류 중에 마약류, 항정신성 약물 검사 결과지가 포함되어 있다. 나는 졸피뎀을 복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 생각은 하지만 혹시나 나올 양성 반응에 대비해 의사 선생님께 문의해 보고 검사 주간에는 단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멜라토닌이라도 구비를 해 두어야 할까? 병원을 다닌 후 멜라토닌이 다 떨어져도 구입을 하지 않고 있다. 내 경우는 멜라토닌이 장복으로 인해서 정말 무용지물이 된 거 같아서 구입을 미루고 있는데 막연하게 언젠가 멜라토닌이 다시 제 역할을 해주는 날이 온다면 처방약을 줄이고 멜라토닌을 먹고 싶다. 당연히 처방약을 매일 먹는 삶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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