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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 Dec 19. 2023

반드시 꽃은 필 거니까

삶을 대하는 자세

15편 정도로 내 생각을 담아보자고 즉흥적인 계획을 세웠는데 벌써 마지막 편을 쓰고 있다. 올해의 남은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내고자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쓰기로 한 것이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있는 지금까지 발전해 왔다.


매일 내 생각을 글로 담는 것을 처음에는 쉽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큰 오만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내용을 적어야지 하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떠올랐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하루하루 같은 일상을 지내다 보니 특별한 내용을 생각해야만 한다는 이상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 보면 같은 내용이고, 비슷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하더라도 하루하루 다른 내가 쓰는 것이기에 쓸데없는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고민에서 벗어나니 내용이 비슷해도 뭐 어때 난 그래도 쓸거야 라는 생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을 글로 담아내면서 쌓여가는 글과 두꺼워지는 노트의 내용들을 보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길을 걷다가, 좋아하거나 생소한 음악을 듣거나, 창 밖에 내리는 눈과 비와 쨍쨍한 햇빛을 보며 문득 드는 생각을 메모장에 적는다. 단어일 수도 있고 문장일 수도 있는 그 생각을 정돈된 책상 앞에서 들여다본다. 그리고 노트 최상단에 그 생각을 적고 글쓰기에 빠져든다.


노트 한 페이지가 가득 찰 때까지 내 이야기를 적는 것.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쓰기보단 그저 내 모습 그대로를 담는 것. 그리고 나중에 다시 이 기록을 보았을 때 어떻게든 달라진 나의 모습을 찾는 것. 이것이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다.


크리스마스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고, 길고 길었던 2023년이 끝을 향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12월은 내년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기로 했다. 다가올 2024년을 위한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2024년에 이룰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를 위해 달려야 하기에 겨울잠을 잔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생각해 보니 1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가장 감정 변화가 많았던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였던 것 같다. 내년에는 평탄한 그리고 감사한 감정만 갖고 싶다.


안토니오 그람시라는 이탈리아 철학자가 한 말이 있다.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 1년 동안 철저히 비관하였으니, 이제 낙관하려고 한다. 대책 없이 가만히 멈춰 서있는 것이 아니라 의지로 나아가면서 말이다.


추위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금방 시간이 흘러 따뜻한 봄을 맞이할 것이다. 어떻게든 시간은 가고 반드시 꽃은 필 것이다.


얼마나 예쁜 꽃일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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