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대하는 자세
정지용 시인의 <호수>는 시를 읽는 사람에게 사랑에 대해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시를 읽거나 음악을 들을 때 사랑에 대한 생각에 빠져 심장이 쿵 내려앉을 때가 종종 있다.
그리움, 반듯한 자, 매우 가늘지만 엉키지 않는 실처럼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아도 사랑을 나타내는 표현은 전부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리움은 다들 동의할 수 있겠으나 자와 실이 왜 언급되었는지 궁금할 수 있겠다.
나는 검정치마의 음악을 사랑한다. 수없이 많은 노래들이 있지만 난 2017년에 발매된 ‘TEAM BABY’라는 이름의 앨범을 가장 사랑한다. 앨범 수록 곡 중 첫 곡과 마지막 곡을 가장 즐겨 들으며, 무엇보다 <난 아니에요>의 아웃트로와 <Big Love>의 인트로가 연결되면서 느껴지는 분위기의 변화를 참으로 사랑한다.
검정치마의 <Big Love>에는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이 자로 잰 듯이 반듯하고, 실처럼 가늘 때에도 절대로 엉키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나의 사랑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기에 절대로 틀리지 않고 빗나가지 않으며 항상 그 자리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큰 사랑을 앞 노래인 <난 아니에요>에서는 ‘해랑사 을신당는 나’라며 수줍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두 노래는 연결되어 있다. 너의 두 눈을 똑바로 보며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 정도로 부끄럽지만, 너에 대한 사랑은 세상 그 누구보다 크며 단단함을 말하고 있다고 나는 느꼈다.
별같이 모든 이들을 내려다보며 홀로 빛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저 너의 옆에 있고 싶다고, 너를 정말 사랑하며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외치는 두 노래가 있다. 나는 이 아름다운 마음을 반쪽만 느끼고 싶지 않아서 항상 두 노래를 함께, 그리고 연결되게 듣는다. 한 곡만 있다면 절대 완성되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내가 노래를 음미하며 든 생각이기에 본래 의도와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듣는 사람에 따라 느낌, 받아들여지는 의미와 생각이 다르고 풍부할 수 있어야 노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랑으로 통한다.
“나 는당신을 사랑해.”
당신도 나를 사랑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