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자전한다고 해도
영원히 왼쪽만 보는 사람이 있다
사랑이 저물어 갈 때
그것은 죽어서야만 사랑이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죽음이 마침내 집에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 기껍게 맞이할
사람도 있다
나는 이 셋을 죽음의 성물처럼*
허리춤에 차고 다닌다
오늘은 가볍게 오전 산책을 할까 한다
세 사람을 흔들어 깨우면서
삶의 지혜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다
볕이 따뜻하면 좋겠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세 유물을 일컫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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