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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Nov 23. 2019

그랬더랍니다

21살 여름, 지귀설화도 그 시절엔 핫이슈였겠지

태양을 너무나도 사랑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해가 떠오를 새벽녘이면 포구로 나가 수평선을 지키고

산 뒤로 넘어갈 적에는 마을에 가장 높은 산에 오르더랍니다

그러기를 몇 날 며칠, 이를 들은 태양이 소년에게로 찾아 

불길 한 올 끊어 손목에 묶어주고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꿈에 그리던 태양을 만난 소년은

너무나 태양이 떠나 슬펐습니다

     

기쁘고 슬픈 마음이 이리저리 돌아

소년의 가슴에 소용돌이 일니다

목구멍으로 넘쳐 온몸을 휘감았니다

손목에 매인 불길 닿자 번지고 번져

솜뭉치마냥 온몸이 활활 타올랐니다

소년은 타들어 한 줌의 로 남니다

불꽃이 되어 태양에게로 떠났답니다


어른들은 흉흉한 소문이라 손사래를 니다

아이들은 신기한 이야기라 들떠 재잘거립니다

길바닥 미친년은 아름다운 사랑이라 눈물을 흘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그 얘기가 사실이라 치면 말입니다

그 소년은 참으로 할 일 없는 놈인가 싶습니다


그 얘기가 거짓이라 치면 말입니다

소문낸 녀석은 참으로 할 일 없는 놈인가 싶습니다



이 얘기 저 얘기 무수히 많은 구설수가 주변을 맴돈다.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너무나 많다.


세상 일에 왜 그리도 관심이 많은지.

내겐 그저 먼 얘기로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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