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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공부 Jan 06. 2024

아빠는 괜찮아

-어느 실직 가장의 마라톤 도전기-

얼마 전 카톡으로 책선물이 하나 왔다.

독서모임의 총무로 성실함이 돋보이는 분이었다.

더욱 부러웠던것은 든든한 두 아들이 토요일 7시 독서모임에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

그분의 블로그에는 우리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 내용을 누구보다 잘 정리해 두신다.

 가끔 읽어보며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런데 자신의 책을 썼다니 너무 축하드리고 책을 선물로 받기보다 사서 보겠다고 했지만 이미 나에게 보내진 상태였다.


이미 11월에 출간되었는데 그동안 SNS를 끊어 소식을 잘 몰랐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같은 마라톤을 주제로 쓴 책인데 다른 의미로 뭉클해지는 책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평범한 작가들은 젊었을 때부터 자기 스스로 어떻게든 근력을 쌓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든'견뎌나가'는 사이에 자신 속에 감춰져 있던 진짜 재능과 만나기도 한다"라고 글쓰기를 마라톤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그는 어떤 작은 주제도 글쓰기로 연결할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이 책은 실직한 가장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자녀들에게 아빠가 뭐라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마라톤에 도전한 이야기이다.

“주저앉아 있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끝내 일어서서 다시 달려 나갔다.

고통의 시간을 견뎌 스스로를 증명했고 그 숙제를 풀어냈다.

책임지지 않는 말들이 무수히 횡행하는 시대에 말없이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그의 침묵은 그 어떤 말보다 더 크게 들렸고 마음까지 흔들었다. 여기 희망이 있다 "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 님의 이 추천사가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해 준 듯하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부모라는 삶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다. 다른 건 다 내려놓아도 끝까지 내려놓아서는 안 되는 무게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물살이 거센 강을 건널 때 무거운 돌덩이를 지고 간다고 한다.

돌덩이의 무게가 거센 물살에서 자신을 견디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아빠라는 말의 무게는 세상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서 나를 붙들었고 살려주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이 거친 강물을 건널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나의 슈필라움에서 조용히 외쳐본다”라고 적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삶이 버거울 때가 있다. 나도 다른 사람이 겪지 않는 문제로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짐을 견뎌내고 나면 다시 견딜만한 힘이 생겼고 웬만한 고통에도 온 힘을 다해 흔들림 없이 버틸 수 있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견디고 버틸 수 있을만한 시련을 주신다고 한다.

작가는 지금의 시련이 마치 막이 내린 뒤 공연을 준비하는 연극 같다고 표현했다.

다시는 막이 오를 것 같지 않은 불안과 걱정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쩌면 지금은 보여줄 때가 아니라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손가락을 다치면서 글쓰기 하나도 내 계획대로 되지 않음을 실감했다.

이 세상에 내 뜻대로 내 계획대로 안 되는 일은 너무나 많다.

지금은 보여줄 때가 아니라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때라고 생각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를 받은 대목이다.

작가의 좋은 품성과 인간적인 성숙함이 새로운 일로 이어질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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