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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Jun 23. 2022

장기요양급여로 엄마의 휠체어를 대여했다!


"어머니 다리가 너무 길어요, 어머니보다 키 큰 간병인을 구해봐요!"


갑자기! 여사님이 다른 간병인을 구했으면 한다는 전화가 왔다.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그런 말이 없었다. 

여사님의 핸드폰에 문제가 있다면서 한번 봐달라기에 한 시간을 넘게 고쳐줬는데. 

뜬금없이 엄마가 본인보다 커서 힘들다니...

뭐지... 돈을 더 올려달라고 떠보시는 건가?

 

"제가 좀 당황스럽네요... 18개월 동안 엄마 다리가 길어서 힘들다고 말하신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그만두시겠다는 뜻이세요?"

"내 힘들단 말이오. 그동안 우리 어머니랑 정이 많이 들어서, 바로 그만두겠다는 건 아니고..."

"엄마 몸무게가 10킬로 넘게 빠지고, 키도 엄청 줄었고요."

"그래도 나보다 어머니가 커요~~"


그만두겠다는 것도 아니고, 힘이 든다는 말인데... 결국 돈인가?

이해한다. 힘들긴 정말 힘드실 거다. 

그래도... 난 더 이상 간병비는 못 올린다. 


그럼 대안을 찾아야지... 

엄마가 오전 오후 재활치료를 받으시니 하루에 2번!  

병실에서 재활치료실로 가기 위해서는 여사님이 엄마를 휠체어에 앉혀서 끌고 가셔야 한다. 

여사님의 통화 핵심은 '엄마가 자신보다 커서, 휠체어에 앉히기가 힘들다는 불평'이었다. 


그래!!! 

휠체어를 바꾸면 되겠네~~~

병원에서 쓰는 휠체어는 일반 표준형이고, 중증환자용으로 나온 휠체어가 분명히 있을 거다!




"옆 방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좋은 것을 타고 있수다. 그 집 딸이 마련해줬다는데, 그 휠체어면 내가 좀 나을 것 같소..."


여사님이 사진을 찍어 보내 준 옆방 할아버지의 휠체어를 보니, 휠체어 팔걸이와 발판이 완전히 접혀 올라가게끔... 엄마 같은 환자들을 케어하기에 딱 봐도 좋은 제품이었다.   


"할아버지의 간병인에게 물어보니 무슨 등급이 있어야 한다는데.... 우리 어머니는 등급 받은 거 있소? 

"장애인 등급이래요? 아니면 노인장기요양등급이래요?"

"그건 내 모르지...."


다행히 엄마는 두 개 다 있다. 

작년에 백방으로 쫓아다니며 만들어놨었는데... 드디어 써먹는구먼~~


"엄마는 장기요양등급 1등급....."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의 자료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보험 자료실에는 

구입해야 하는 

또는 굳이 구입하지 않고 대여해도 되는 제품의  리스트가 있었다. 

그 안에 여사님이 얘기하는 수동 휠체어가 있었다! 


*복지용구 대여품목

수동휠체어

전동침대

수동침대

이동욕조

목욕리프트

배회감지기


*복지용구 구입할 수도 대여할 수도 있는 품목

욕창예방 매트리스

경사로(실외. 실내)

(*몇 달 전, 장애등급으로 좋은 욕창예방 매트리스를 샀었다. 아쉽지만 장기요양등급으로는 그 제품을 살 수 없었음)



엄마가 현재 대여한 제품이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의 자료실)


 

엄마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장기요양등급과 관련된 파일들을 뒤졌다. 

그리고 장기요양기관을 찾아서, 이 제품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고... 다행히 엄마가 원하는 제품이 있었다. 

엄마의 "장기요양인정번호"와 "인정등급"을 알려주고, 

엄마가 현재 계신 병원의 이름을 알려줘서 그곳으로 바로 택배를 붙여달라고 했다.  


복잡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쉽구만...


장기요양기관에서는 휠체어 대여를 위한 3장의 서류를 보내줬다

1) 복지용구 공급계약서
2) 장기요양급여 제공기록지(복지용구)
3) 개인정보 수집. 이용 사전동의서 

  

그리고 나에게는... 

공단에 청구비를 제출해야 하니 주민번호와 보관을 위한 서류 3장을 보내달라고 했다. 

1) 복지용구 급여 확인서
2) 장기요양인정서
3) 개인별 장기요양계획서 

 

복지용구 이용계획서를 보니 

6개월 단위로 계약해서 계속 연장~ 일반 15% 부담.

한 달에 5,150원만 내면, 이 좋은 개인 휠체어를 대여해서 쓸 수 있었다. 


적은 비용으로 

품질 좋은 휠체어를 

쉽게 빌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업체와 계약을 한 뒤 

이틀 뒤 바로 휠체어가 병원으로 도착했고, 병원 원무과 직원이 조립을 해서 엄마에게 가져다줬다고 한다.

현재 엄마가 편안하게 타고 계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딸 덕에 우리 어머니 훨씬 편안해지셨소. 고맙소."

"여사님, 엄마 다리가 길다고 힘들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불편하세요? 

"참을 만 하오. 진즉 바꿀걸 그랬소!"


여사님은 내 눈치를 보시더니, 그만두겠다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휴... 다행이다. 

 

처음으로 복지용구를 대여해 봤는데.... 

핸드폰으로 계약서와 인증서를 바로바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굳이 업체를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좋았다.




엄마가 집에 오시면, 전동 침대를 비롯해서 많은 제품들을 대여해야 한다. 

이번 휠체어를 대여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싶다!


"네가 있으니 내가 산다! 고맙다 딸~" 

"미리미리 챙기지 못해서 미안해. 엄마. 사랑해~"

"나도 사랑해"


엄마가 고맙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웃어주셨다.

영상통화로라도 엄마와 대화할 수 있으니 감사하고,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 이뤄졌음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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