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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Sep 21. 2022

간병비, 정말 어디까지 오를 거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뇌졸중으로 인한 뇌병변 환자들의 재활비를, 

2년까지만 보조한다는 사실을 어제야 알았다.

2년이 지나면 그때부터는 재활비가 비보험으로 되기 때문에 재활병원에 안 받아준단다. 

우겨서 한다고 해도 환자부담이기 때문에, 2년 안에 집중적으로 재활을 해야만 한다고.... 

담당교수와 상담을 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음...


엄마는 제대로 된 재활을 하시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VRE 때문에 12개월을... CRE 때문에 1개월 반을... 코로나에 감염돼 2개월 반....

본격적인 제대로 된 재활전문치료를 받은 건 대학병원에서 2달 받은 게 다다. 

(물론, 지금 있는 재활요양병원에서 조금씩 재활을 받은 것으로 엄마가 좋아지긴 했다)

그래서 이제 엄마에겐 4개월의 시간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다행히 엄마가 콧줄과 소변줄을 빼셔서 다행이지~

2년 안에 빼지 못하면... 영영 못 뺄 수도 있다는 결론인 것이다. 

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여하튼 4개월 안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는 얘길 듣고, 대학병원에 엄마의 입원 예약을 잡았다. 

그런데 여사님에게 전화가 왔다. 


"대학병원에 갈 거면, 전 그만두갔시오. 옮겨 다니는 것도 너무 불편하고, 할머니가 무거워요. 나보다 키가 너무 크단 말이오. 내가 좀 쉬어야갔시오. 다른 사람 알아봐 봐요."


여사님이 그만두시겠다고 한 것이 이번이 벌써 3번째다.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몸이 안 좋으시다는 거다. 

계속 물어봐도 몸이 안 좋다고만 하시니... 

난 알겠다고 하고, 하는 수 없이 포털에서 간병인 업체를 검색해서 간병인을 알아봤다. 


뜨억...

 


가장 싼 분이 143,100 이라는데... 

하루 일당 130,000 

+ 하루 식사비 5,000 

+ 거래업체 수수료 6% 8,100

--------------------------------

하루  = 143,100


라고 한다. 

그럼 4주에 얼마야? 

요즘은 2주에 한 번 유급휴가비를 주기 때문에


첫 주 143,100 X 7일 = 1,001,700

둘째 주 143,100 X 7일 + 143,100(유급휴가비) = 1,144,800  

셋째 주 143,100 X 7일 = 1,001,700

넷째 주 143,100 X 7일 + 143,100 = 1,144,800 

----------------------------------------------------------

4주  = 4,293,000


이 금액이 가장 싼 간병비라니.... 

그럼 하루 159,000은 4주 = 4,770,000

이건 진짜 감당이 안될 것 같았다. 




여사님에게 다시 한번 부탁을 했다.

여사님은 1만원을 올려주면 하겠노라고. 

사실은 올해 초에 일당이 모두 1만원씩 올랐는데, 자신은 나에게 미안해서 말을 못 꺼냈다며...

자기만 싸게 받으면 바보가 된다는 분위기라고 얘기를 했다. 


아.... 

대학병원에 가기 때문에 그만두겠다는 것은... 핑계일 뿐

사실은 돈을 올려달라는 뜻이었구나... 내가 못 알아들었던 거네...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했더니, 

어차피 엄마의 상태가 1인 간병인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고

또 여사님만큼 환자에게 잘하는 간병인은 드물며, 엄마와 애틋한 관계라며...(맞다! 여사님께 엄청 고맙다)

지금 여사님을 잘 달래는 것이 엄마가 새로운 간병인에게 적응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거라고 말했다. 

(요즘 간병인은 '상전'이라는 말도 했다. 코로나 전에는 보호자가 간병인이 맘에 안들면 바로 교체했는데, 지금은 보호자가 병원안에 들어오지도 못하니 간병인들끼리 담합도 한다는 거다)   


그래서...

최종! 

여사님이 원하는 대로 하기로 합의를 보고, 엄마에게 그리 되었다고 얘기를 하니. 

엄마는 이미 돈문제인 걸 눈치채신 듯했다.  


"내가 빨리 걷는 수밖에 없구나. 열심히 운동할게. 고맙다." 


격주 수요일은 엄마와 면회를 할 수 있는 날이라서, 

오늘 엄마를 비대면 면회로 보고 왔다. 

여사님은 언제 그만두겠다고 했냐는 식으로 싱글벙글하며, 엄마를 잘 돌보고 계셨다.  

다행이다. 

엄마가 드실 과일과 동치미를 싸갔더니, 엄마가 많이 좋아하시면서도 나에게 많이 미안해하셨다. 

그나마 엄마가 점점 회복되고 있고,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대화가 되니 얼마나 감사한 지.... 

모든 것이 잘 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엄마를 안심시켜 드렸다. 




한없이 치솟는 간병비.... 

자식들에게 미안한 병원의 많은 노인들이 자포자기하고 죽음을 선택하거나

스스로 요양원으로 가시는 것 같았다. 

요양원에는 간병인이 없고, 장기요양보험으로 국가에서 반 이상 보조를 해주기 때문에 

요양병원보단 훨씬 적은 금액으로 입원해 계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담은 기사가 있어서 올려본다. 정말 남의 얘기가 아닌 만큼, 공감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본다 

 

 https://naver.me/5Ise7FEk

 

기사 내용

직장인 A 씨는 최근 간병인을 구하다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치매 5등급인 어머니의 하루 간병비가 적게는 15만원, 많게는 25만원에 달한 것입니다. 
한 달 간 입원해야 하는 어머니의 경우 간병비만 450만원입니다. 
간병비는 치매 정도, 코로나 확진 여부 등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가족들은 코로나 이후 간병비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고 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필요한 시간에 따라 간병인을 고용하는 시간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24시간 상주하는 종일제로만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모(42)씨는 7월 경기도 한 재활병원에 입원했던 80대 노모의 퇴원 절차를 밟았습니다. 
지난해부터 주머니 사정을 더욱 죄던 간병비가 올 들어서는 하루 14만원,
한 달 400만원을 넘어서면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습니다. 
병원비까지 더하면 한 달 부양비는 600만원에 육박했습니다. 
김씨는 “간병비 대부분은 본인 부담이라 2년간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텨왔다”며 
‘간병 파산’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몇 년 전만해도 하루 7만~8만원 정도였던 간병비는 코로나19로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현재는 평균 12만~15만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소변줄을 끼우거나 휠체어를 타는 환자 등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간병의 경우
하루 19만원까지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조선족 인력의 입국이 어려워진 점, 주기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대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간병인 이탈이 심해진 영향입니다.

간병인 유급휴가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대부분의 간병인은 계약서를 쓰지 않고 일당으로 계산해 주급으로 정산하는데, 2주를 일하면 하루는 유급휴가 처리하는 게 관행이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유급휴가가 어려워지자 2주마다 하루 치 일당을 추가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최모(60)씨는 매월 1·3주 차에는 84만원씩, 2·4주 차에는 일당 12만원을 더한 96만원씩을 지불합니다. 최씨는 “주말이나 간병인 휴일에라도 직접 엄마를 돌보면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며 
“한 달 내는 부양비만 550만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간병인도우미료는 2021년 6월보다 7.4% 상승했습니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계약서 없이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해 실제로는 더 많이 올랐을 것”이라며 
“지금은 ‘부르는 게 값’이 된 터라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 간병인 제도 등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간 병상에 누워 있는 가족을 돌보다 간병 파산·간병 살인 등 ‘간병비극’이 발생하기도 합니다.실제 지난해 아버지를 홀로 돌보다 경제적 부담을 못 이겨 죽음에 이르게 한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퇴원시킨 후 음식과 물, 처방약을 주지 않아 숨지게 한 것입니다. 
당시 그의 아들은 “병원비가 백만원만 나왔어도 이런 비극이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합니다. 고령화의 가속화와 감염병 출몰 등으로 인해 간병도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불가능한 수준에 이른 만큼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고령화 시기에 돈 쓰지 않고 의료의 질을 올릴 방법은 없습니다.
요양보호사 뿐 아니라 간병인의 육성과 교육도 양성화해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나를 낳고 사랑으로 키워주신 우리 부모님이 낯선 외국인 간병인의 곁에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은 너무 서글픕니다. 나도 그렇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노인이 노인이 간병하는 ‘노노 간병’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자택 간병-간호-식사 돌봄 시스템이 갖춰지면 자식들의 간병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환자, 가족, 간병인 모두가 불만인 현재의 간병 구조는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합니다. 
지금도 간병 문제로 속을 끓이고 있는 우리 이웃의 한숨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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