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I’ll write your name

by 백승권

의미는 모르고


쓰려다 부서지는

원본을 떠올리다

이걸 적어요


그럴 필요 없다는

배려를 가장한 강요를

혼자 상상하고


당장 하지 않으면

당장 견딜 수 없는 일들을

이렇게 남기는구나 싶고


보고 싶다고

보게 된다면

보게 된 순간 막상

다음 행동이 깜깜하고


이럴 거면 금세 사라질지도 모를

감정을 이렇게 영영 타오를 것처럼

다뤄도 되나


불은 꺼진 적 없고

나만 그걸 알아요

내가 불을 피운 사람이고

내가 불을 꺼뜨릴 사람이니까


지난 시간에 후회는 없는데

정말 후회가 아닌 건지

후회라고 포장이라도 해서

대화를 이어가려는 건지

그저 생각하고 싶은 건지


다음번엔 다른 내용을 꺼내야지


망상만 하다 백발이 되어

혼자 눈밭 위에 이름을 쓸 것 같고


테일러 스위프트

Blank Space 가사 중

And I’ll write your name

에서 한참을 멈춰 있었고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향하며

하고 싶지 않은 말들을 적으며

진절머리 나는 시간 속에서

섬뜩하고 온유한 미소를 연습하겠죠


(방금 네 줄은 정말 끔찍하네요)


It’s a cruel summer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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