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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경 Oct 17. 2024

위암4기 항암일기: 2차약제(2사이클)

다사다난한 항암, 무사히 2사이클 완료

그렇게 응급실을 다녀와서 주사 기운으로 하루를 넘기고, 다음날 아침에도 가라앉지 않는 통증으로 병원에 전화하니 우선 입원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바로 서울행!

교수님이 퉁퉁 부은 내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시더니 치과 협진을 해주셨다

항생제+해열제+영양제까지 주렁주렁 달고 잤는데

새벽부터 통증이 더 심해져서 엉엉 울면서 일어났다

간호사선생님한테 통증이 너무 심하다고 말씀드려서 급하게 진통제를 하나 더 맞았다

열도 계속 38도를 웃도는 중


웬만한 건 크게 아파하지도 않고 부작용들을 애써 외면하며 잘 참아왔는데 역대급으로 아픈 통증.. 이렇게 아픈 걸로 우는 게 항암치료하면서 처음이다

진통제 맞을 때만 괜찮고 진통제 효과가 떨어지면 너무 힘들다

(얼굴과 볼이 통통 부어서 다람쥐가 됐다)

살이 빠지면 안 되는데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서 병원 밥을 미음으로 시켜서 겨우 몇 숟가락 먹고 진통제 맞은 틈을 노려 부드러운 빵으로 최대한 몸무게 유지 중

살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랄까? 아파도 먹는다!!!

본원 치과에 다녀왔는데 역시나 사랑니가 원인,

아래쪽 뽑지 않고 놔둔 매복사랑니가 자리 잡고 누워있었다 잇몸이 얼마나 부었는지 사랑니가 잇몸에 덮여 보이질 않는다

하.. 수술을 해서 발치를 해야 하는 상태인데 항암치료 중이라 당장 할 수가 없으니 항생제로 다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셨다

+ 핵사메딘 가글 처방

하지만 입원한 지 3일째 더 심해지는 통증..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인다

너무 아파서 진통제가 딱 풀리기 시작하면 미칠 것 같고 진통제 없이 성격이 포악해져서 내가 아닌 것 같다

염증수치가 아주 높게 치솟은걸 보니 염증이 제대로 생긴듯하다

온몸에 주사 맞는 중

하루동안 주사를 10번은 맞은 것 같다

케모포트로 해열제랑 진통제를 맞다가 효과가 없어서 엉덩이 주사로 바꿨다

쉴 틈 없이 진통제를 엉덩이에 맞고(내 엉덩이 구멍 난 건 아닌지)

케모포트엔 영양제랑 항생제가 들어가는 중이다

나는 흔히 알려진 항암 부작용은 거의 없는데 한번 부작용이 생기면 왜 이렇게 심하게 생기는 걸까

온몸을 덮은 피부발진도 그렇고 보통 사람들이 잘 안 생기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다

괴로운 와중에 목요일은 ct검사가 있다

잇몸이 너무 아파서 주사도 안 아프고.. 검사도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이 사랑니를 시원하게 뽑아버리고 싶다

* 아파도 엄지척! 떰브샷!


입원했을 때 정상이었던 호중구 수치가 불과 이틀 만에 뚝 떨어졌다

잘 먹어서 호중구수치만큼은 자신 있는 나였는데

1년 가까이 항암을 하면서 처음으로 수치가 바닥나서 촉진제를 콕 맞았다

참 이번에 처음 겪는 상황들이 많이 생긴다

​(항생제+영양제 2개+진통제+호르몬주사+촉진제)


그 와중에 종양수치(cea)는 정상범위 가까이 떨어졌다 항상 고지 앞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나요

6.55라니.. 2차약제 효과가 잘 들고 있어서 다행인데

반대로 몸이 또 고장이 나버린 것 같으니 제발 버텨줘 내 몸

그리고 입원한 지 딱 5일째 되는 날, 진통제 없이 버틸 수 있게 되었다

주말에 남자친구가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 보고 걱정됐는지 잠깐 얼굴 보고 갔다

고마운 사람.. 얼른 나아서 가을 만끽하러 일상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2024년 9월 30일 월요일

-2사이클(탁솔+사이람자)


입원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다행히 잇몸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

아직도 붓기는 여전하지만


피검사 결과가 좋아서 교수님께서 ‘항암 할래요~?’ 물어보셔서 무조건 yes!

원래는 저번주 목요일 항암이지만 이 정도는 미뤄진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항암 맞아야지

오늘이라도 항암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입원하는 동안 영양제랑 수액을 맞았는데 얼굴이 팅팅 부어서 여쭤보니 잘 못 먹는 사람들 맞는 건데 살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죽이라도 잘 먹어서 부종이 생겼다

그래서 이뇨제 맞고 다시 빼는 중

병원 와서 3키로 찐 참 잘 먹는 나

교수님께서 입원기간 동안 찍은 ct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좋다고 말씀해 주셨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제 결과가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 그저 항암 할 수 있어서 감사한 오늘


아직 사랑니가 해결이 된 건 아니라 언제 또 이 통증이 올라올지 모르겠지만 우선 항암하고 하루하루 괜찮아지길 바라본다

3사이클 시작 전, 외래에서 결과 듣기 전까지 조금 더 몸상태 신경 쓰고 지내야지

다사다난했던 2사이클도 완료!

휴약기 일주일 후에 3사이클 하기 전까지 다시 힘내자

1. 절대 몸을 피곤하게 만들거나 무리하지 말 것

2. 먹고 있는 식단 건강하게 유지할 것

3. 꾸준히 운동해서 체력 기를 것

4. 몸무게는 49-50 유지 필수

5. 아프면 본원에 전화하고 병원으로 달려가기

6.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웃으면서 감사하게 지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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