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던이가 빠지다
다사다난한 탁솔+사이람자 항암
1차약제로 16차까지 치료하고 2차약제로 치료 중이어서 몸이 많이 힘든지 그 힘들다던 옥살리를 이겨냈는데 2차약제가 더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사랑니까지 애를 먹이니.. 얼른 뽑아버리자
매복사랑니로 며칠 동안 열이 안 떨어지고 심한 잇몸통증 일주일 입원 그리고 퇴원 후,
항생제 처방을 해주셔서 약 먹고 잘 먹고 잘 쉬다 보니
잇몸이 많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9월 30일
무사히 2사이클 마지막 탁솔까지 완료!
일주일 휴약기 이후,
3사이클 시작 예정일인 10월 14일
피검사, 엑스레이를 찍고 교수님 외래가 있다
지금 시티결과도 좋고 모든 상태가 좋은 상태에서 사랑니 발치 여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교수님께서 지금 호중구 수치가 괜찮으니 발치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항암으로 호중구수치가 낮아지거나 또 열이 나면 잇몸이 붓고 더 힘들 거라고..
아무래도 이전에 다학제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피부 발진으로 한 달 정도 항암을 못했고 내성이 생긴 게 마음에 걸려서
다음에 또 잇몸통증이 심하면 그때 발치를 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는데 교수님께서 발치를 하자고 말씀하시니 믿기로 했다
다행히 항암을 고려해주셔서 치과 진료일을 다음날로 바로 잡아 주셨다
발치하고 잇몸이 잘 아물길
그리고 다음 주에 항암을 무사히 시작할 수 있길 바라는 수밖에
내가 맞는 항암제 중에 사이람자가 피가 안 멎는 부작용이 있어서
피검사하려고 주삿바늘만 꽂아도 피가 엄청 흐르지만
무사히 사랑니 발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항암 중에 사랑니 발치라니 생각도 못했는데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참 좋긴 하다
사랑니 발치도 항암 때문에 여러 가지 걱정해야 하는 아만자
아프기전엔 아무 걱정 없이 사랑니 고통만 느끼며 발치했는데 항암 중인 4기 아만자는 이것저것 고려할게 참 많다
그래도 내가 이때까지 버텨온 시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이번에도 무사히 잘 지나가길
2024년 10월 15일 화요일
사랑니 발치하는 날
세종에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이틀 연속 병원 가려고 하니까 너무 피곤하고 가기 싫다
원래는 매복사랑니라 잇몸절개하고 수술로 발치해야 했는데 교수님께서 절개 없이 이를 부숴서 뽑아주셨다 피가 잘 안 멈추는 걸 방지해서 지혈제도 맞았다
무사히 사랑니를 발치하고 지혈은 역시나 2시간 안에 되지 않아서 집 와서 새로운 거즈로 교체하고 자고 일어났더니 지혈이 됐다
진통제와 항생제 복용의 힘을 빌려 죽도 잘 먹고 뱃속에 거지가 들었나..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신기한 위암 환자^^
발치를 했는데도 잇몸 때문에 고생해서 입원했을 때보단 훨씬 덜 아픈 것 같다
항암을 쉬는 동안 수치가 오르진 않을지 내성이 생기진 않을지 (피검사에서 0.5 정도 아주 찔끔 올라가 있는 수치)
2차 약제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애써 외면하며 오늘에 집중하자
그저 지금 잇몸이 잘 아물고 항암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기도를 드렸다
문제없이 사랑니 발치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무사히 세종까지, 집까지 도착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이렇게 내 힘으로 두 발로 걸을 수 있음에,
밥을 먹을 수 있음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한 것들이 가득하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감사한 매일
지금처럼 잘 먹고 회복해서 무사히 항암 할 수 있길
지금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사랑니 발치 일주일 후, 아직 하나도 아물지 못한 잇몸을 뒤로 내성을 생각해서 항암을 하는 게 좋을지
한 주를 더 미루고 조금이라도 회복하고 항암을 할지
항암약은 무한하지 않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2차약제, 어떻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