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통증과 오르는 종양수치
2024년 10월 28일 월요일
- 3사이클(탁솔+사이람자)
사랑니 발치한 지 2주 정도 시간이 지나고 하는 항암
다행히 통증도 없는 상태여서 항암을 무사히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다
생각보다 빨리?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교수님께서는 저번주에 발치하고 일주일 만에 항암을 하자고 하셨지만 그땐 통증이 있어 바로 안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 그렇게 오늘 드디어 항암을 한다!
아직도 잇몸 구멍으로 잇몸 뼈가 하얗게 보이는 상태이긴 하다 언제쯤 아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잇몸 때문에 항암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판단
한 3일 전부터 명치가 답답하고 더부룩한 느낌이 슬슬 드는 게 암세포가 올라오는 건지 내성에 대한 걱정이 생겨서 그러는 건진 모르겠지만 애써 외면하며 잘 먹고 일상에 집중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주에 피검사를 해놓은 상태여서 이번엔 피검사 없이 교수님만 뵙고 항암 진행
명치 얘기를 드렸더니 항암제 체질이라며 말씀하시지만 이걸 기뻐해야 하는 건지 항암 없이도 이렇게 살고 싶은데..
아무튼 감사하게도 오랜만에 항암을 해서 그런지 컨디션도 좋고 속 울렁거림이나 잔 부작용도 전혀 없어서 감사하다
다음 주까지는 월요일에 항암하고 그다음부터는 원래대로 목요일 항암으로 돌아간다
수치를 몰라서 오히려 다행인 건지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게 속 편할 때가 있다
무사히 3사이클을 완료하고 12월에 ct검사가 있으니까 잘 관리하고 좋은 소식을 가져올 준비 완료
2024년 11월 4일 월요일
- 3사이클(탁솔)
3사이클 첫 번째 항암을 받고 나서 오랜만에 항암을 받아서 그런지 크게 아프진 않지만 계속 찝찝하게 쿡쿡 찌르고 더부룩한 느낌
전보다 소화가 좀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몸상태가 묘하다
항암부작용이거나 심리적 요인 때문에 그런 거겠지?
항암 하면서 늘 느끼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마음가짐도 정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물론 이 심리적인 게 다는 아니지만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정도
이제 고작 3사이클 중인데..
1차약제로 항암을 진행하다가 내성이 생겨 2차약제로 바꾸고 나서 여러 가지 이슈 등으로 또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더.. 변화가 쉽게 일어난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어서 그런지 불안한 마음이 늘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냥 이대로 항암만 계속 잘 맞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항암 부작용은 얼마든지 맞서 싸울 수 있는데 내성은 너무 무서운 현실이다
항암 하기 전에 피검사해서 수치라도 확인을 해볼까 하다가 그냥 나를 믿기로 했다
더 이상 불안한 생각보다는 늘 그랬듯이 오늘에 집중하기로
다행히 몸 상태가 괜찮아졌고 무사히 3사이클 두 번째도 지나간다
이번 항암은 남자친구가 연차 내고 병원에 같이 가줬다
그래서 그런지 몸도 마음도 든든
항암을 받는 동안은 항상 잠에 취해 몽롱하지만 무사히 잘 받고 집에 돌아오니 컨디션이 너무 좋다
탁사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구토나 속 울렁거림 등의 부작용은 아예 없다
항암 받고 다음날은 각성한 사람처럼 아침에도 일찍 눈이 떠진다
그리고 하루종일 청소하고 빨래하고
신기하게 오히려 이틀 후에 항상 호중구 수치 때문인지 열이 나지만 푹 쉬어주면 하루 만에 괜찮아진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피부 부작용은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인중에는 수포가 생겨서 얼굴이라 최대한 긁지 않고 연고를 발랐는데 역시나 한 번 생긴 상처는 회복되지 않는다
여드름이 하나 없던 얼굴에 흉터가 추가로 생겼다
또, 이마에는 점점 커지는 원인 모를 빨간 반점이 있다
원래는 아주 작은 점 크기에서 현재는 큰 사마귀 크기
세수를 할 때 살살해도 자극이 조금이라도 가면 반점이 터지면서 빨간 피가 멈추지 않고 흐른다
하루는 밤새 지혈한 적도 있다
이런 잔 부작용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지금은 명치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와서 행복하다
3사이클 끝나고 ct를 찍어야 하니 그때까지 이렇게만 몸이 버텨주길
그나저나 달달 한 건 언제쯤 안 먹고 싶을까
호르몬 때문인지 달달한 디저트가 너무 먹고 싶다
2024년 11월 14일 목요일
- 3사이클(탁솔+사이람자)
많이 먹으면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들어서 전보다 먹는 양이 줄었더니 살도 50킬로에서 48킬로로 그새 빠져버렸다 그래도 이 정도면 위암환자 치고는 잘 먹는 편인 것 같은데..
원래 4사이클 시작 전까지 피검사랑 외래가 없었는데
몸 상태를 알아야 할 것 같아서 항암 하기 전에 이번에는 피검사를 요청했다
사랑니 발치하고 한 달 정도 항암을 못하는 동안에는 몸상태가 조금 이상했는데 항암하고 나서는 가끔씩 속 쓰림 증상이 나타나거나 소화가 안 되는 느낌정도 외에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종양수치가 올랐다
이게 내가 말하는 내 노력밖의 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일들은 빨리 받아들이는 게 마음이 편하다
2차약제로도 정상수치 코앞까지 다가갔는데
왜 이렇게 예상대로만 흘러가는 건지 마음이 착잡하다
종양수치(cea)는 처음 진단받을 당시에 정상 수치 범위인 사람도 꽤 있다
하지만 나는 257이라는 숫자에서 시작했고, 이 종양수치는 내 몸상태와 아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적어도 지금까진 그랬다
처음부터 나처럼 종양수치가 높았던 사람은 종양수치에 따라 항암효과나 내성 등을 판단하기에 충분한 지표라고 한다
이 종양수치가 사랑니 발치로 항암을 쉬는 동안 올라갔다가 큰 문제없이 다시 내려오는 중이면 좋겠다
항암을 휴약기포함 한 달, 고작 한 달 쉬는 동안 또 암이 활발해지고 있다니.. 4기 환자의 현실을 느낄 때마다 나의 긍정적인 생각을 한껏 끌어올린다
다음 주 한 주 휴약기 이후에 다시 검사하면 나오겠지만 기분이 좋진 않다 솔직히 마음이 무겁다
호중구수치도 바닥을 찍고 있다
적혈구, 혈소판 수치는 괜찮은데 백혈구 수치가 영~올라올 생각을 하질 않는다
뭐 어쩌면 이게 당연한 거지만
아무튼 이때까지 일 년 동안 항암을 하면서 호중구 촉진제를 한 번만 맞았다는 건 내가 정말 잘 먹고 잘 이겨내고 있다는 증거겠지
이번에도 촉진제 없이 넘어갔는데 다음은 어떨지 불확실하다
큰 부작용 없이 이때까지 항암 할 수 있단 사실에 감사해야겠지? 이렇게 하루하루를 큰 아픔 없이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하자
그래 걱정을 아예 안 할 수는 없겠지만 걱정도 잠시,
다시 마음을 잡아본다 내 능력밖의 일이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고 항암 하면 할수록 잘 먹고 더 괜찮아지는 것 같으니까
종양수치는 그냥 올라갔다가 잘 내려오기만 하면 아무 문제없다
지금처럼 항상 긍정적으로 잘 이겨내 보자
길었던 이번 3사이클 항암도 무사히 완료!
걱정과 달리 열도 안 나고 몸상태는 아주 좋다
이렇게 웃으면서 오늘을 보낼 수 있음에,
내 의지대로 몸을 움직이고 생활할 수 있음에 감사한 하루
행복한 휴약기를 잘 보내고 돌아왔는데
탁사를 생각보다 더 빨리 보내줄 때가 된 것 같다
마음을 조금씩 정리하는 중이다